"도대체 뭣 때문에 그렇게 주가에 집착하십니까? 기업 가치가 좋다면 결국 주가도 따라 오르는 것 아닌가요?"
2011년 11월, 셀트리온에 공매도가 집중되던 때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을 만나 단도직입적으로 이렇게 물은 적이 있다. 당시 서 회장은 "공매도 세력 때문에 회사 주가가 급락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간다"며 "경영인으로서 이런 상황을 손 놓고 있을 수 없지 않느냐"고 답했다.
서 회장은 그렇게 기업 가치를 갉아 먹는 공매도와 전쟁을 시작했다. 이후 1년 6개월 동안 자사주 매입과 무상증자, 액면병합 등 주가에 긍정적인 대책들을 줄줄이 내놓았다. 급기야 지난 4월에는 기자회견을 열고 금융당국에 불법적인 공매도 세력의 실체를 밝혀달라고 요청했을 정도다.
하지만 금융위원회는 서 회장이 그토록 위협을 느꼈던 공매도 세력에 대해 최근 "셀트리온 공매도 세력의 조직적 움직임은 없었다"고 잠정 결론 내렸다. 그러면서 화살을 서 회장에게 돌려 "(서 회장이 직접 차익은 누리지 않았지만) 셀트리온이 주식을 담보로 대출받은 자금에 대한 담보가액을 지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이런 결과에 당황한 모습이다. 금융위에 공매도 세력의 흔적을 볼 수 있는 여러 자료를 제출했지만 금융위가 "조직적 움직임은 없었다"는 두리뭉실한 조사 결과를 내놓았으니 그럴 법도 하다.
그렇다면 한때 전체 거래 주식의 24%가 대차주식으로 공매도 물량이었던 상황과 조직적 움직임은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 걸까? 대관절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 세력이 누가 봐도 "이건 다 같이 뛰어든 공매도구나"하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는 한단 말인가? 맞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은 없는 이 상황을 투자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실소가 나온다.
셀트리온은 이전까지 한국 바이오 기업 중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 존폐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실 무근의 루머와 그를 통해 주가가 하락하면 공매도 세력이 60~70%씩 차익을 챙기는 악순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서 회장이 야반도주했다거나 판매허가까지 받은 바이오시밀러가 임상에 실패했다는 헛소문이 나온 뒤 주가는 어김없이 빠졌고 공매도 세력들은 차익을 챙겼다.
하지만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로 항체 바이오시밀러의 유럽 허가를 받고, 이제 본격적인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10년 넘게 수 천 억원을 투자하며 버텨온 이 노력들이 이제 결실을 앞둔 상황에서 금융당국 결정은 좀 더 무겁고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오는 25일 증권선물위원회가 셀트리온 공매도와 주가 방어를 둘러싼 불공정 여부를 어떤 식으로 최종 확정 지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