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20대 국회 개원, 바람 잘 날 없는 카드업계

[기자수첩] 20대 국회 개원, 바람 잘 날 없는 카드업계

구예훈 기자
2016.06.14 14:33

'순이익 1조원'

지금은 전업계 카드사 8개의 상반기 순이익을 모두 합쳐야 가능한 수치지만 한 카드사의 순이익이 1조원을 넘는 시절이 있었다. LG카드와 합병 이후 부동의 업계 1위를 지켜온 신한카드의 2011년 당기순이익은 1조1070억원이었다. 2000년대 초반 카드사태로 부실처리됐던 상각채권이 회수되며 매년 4000억원 대의 상각채권회수 이익이 반영된 것을 제외하더라도 신용카드·대출·할부금융·가맹점수수료 등으로 발생한 순이익이 약 6000억원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신한카드의 당기순이익은 6900억원이었다. 상각채권회수 이익 1500억원과 비자·마스터카드 주식 매각으로 본 이익 1800억원을 제외하면 카드업과 가맹점수수료 등으로 올린 순이익은 3500억원에 불과하다. 신한카드의 신용카드 채권은 2011년 17조1250억원에서 지난해 17조7000억원으로 5년간 5000억원 가량 증가하는데 그쳤다. 업계 2위와의 순이익 차이가 두배에 달하는 신한카드가 이런 상황이니 다른 카드사들 사정이야 안 봐도 뻔하다.

5년 동안 카드업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2011년 39%였던 대부업법 최고금리는 점점 낮아지더니 올초 27.9%로 내려갔다. 2012년엔 여신전문금융업법이 국회를 통과해 정부가 카드사 가맹점 수수료에 개입할 수 있게 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2014년엔 영세·중소 가맹점의 범위가 연매출 2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됐고 올해부터 영세·중소 가맹점 수수료율이 각각 0.7%포인트씩 인하됐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반영된 지난 1분기 신한·KB국민·우리카드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3.7%, 3%, 32.8%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카드사 전체 수익의 약 40%를 차지한다.

지난달 말 20대 국회가 개원했다. 이와 함께 현행 25%인 연체이자율 최고한도를 20%로 낮추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이자제한법 개정안도 발의됐다. 이자제한법은 카드사나 캐피탈사 등이 영위하고 있는 할부금융업의 이자 한도에 적용된다. 대부업법상 최고금리인 27.9%의 적정성을 평가한 뒤 추가 인하 여부를 논하고 연매출 3억원~10억원의 일반가맹점 수수료율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민을 위한다는 명분 아래 신용에 대한 가격이라 할 수 있는 금리와 수수료에 대한 개입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 아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시장 가격에 대한 인위적인 개입은 반드시 부메랑이 되어 부작용을 낳는다는 사실을 20대 국회의원들은 모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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