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대생 중 90% 이상은 복무 기간이 단축될 경우 공중보건의사(공보의), 군의관으로 복무를 희망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의정 갈등 상황에서 이뤄진 설문조사로, 공보의·군의관 제도를 존속하는 '핵심 요인'이 3년가량의 긴 복무 기간을 줄이는 데 있다는 결과다.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대공협)는 2024년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 용역으로 수행된 설문조사 결과를 17일 공개했다. 지난해 5~7월 40개 의과대학의 의대생 2469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군 입대 대상자의 4분의 1 정도에 해당한다.
그 결과, 복무기간 단축은 공보의와 군의관 제도의 존속에 결정적 변수인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될 경우 공보의 복무 희망률은 94.7%, 군의관은 92.2%에 달했다.
공보의 복무 희망률은 현행 37~38개월에서 26개월로만 단축해도 62.9%에 달했다. 군의관 또한 같은 조건이라면 절반 이상(55.1%)이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특히, '일반 의무병'(현역병) 복무를 희망했던 응답자들조차 복무기간이 24개월로 단축되면 약 94% 이상이 공중보건의사나 군의관 복무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환 대공협 회장은 "면허를 딴 의사라면 누구나 환자를 진료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지역 의료공백 해소에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책임감도 존재한다"며 설문조사를 통한 의대생의 '속 마음'을 전했다. 이어 "복무기간을 시급히 단축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아무도 공보의·군의관을 지원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보건복지부도 의대생의 현역병 입대 선호 흐름에 공보의·군의관 부족으로 인한 지역·필수 의료 공백을 우려하고 있다. 대공협은 "그런데도 복지부는 실질적 대응이 미흡한 상태"라며 "군 복무 단축 논의는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공보의 제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공협이 여러 차례 복무기간 단축과 처우 개선을 요청했지만, 최근 개정된 관련 지침에도 해당 내용은 제외됐다고 한다.
대공협은 이날 정부와 국회에 제도 개선 논의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는 등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공공의료를 진정으로 지키려는 의지가 있다면 협회와 즉각 대책 회의를 열어야 한다"며 "이대로 개선 없이 방치된다면 더는 후배들에게 공중보건의사를 권할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