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3월 2일. 전 여자친구 스토킹 신고에 앙심을 품은 30대 남성이 피해자 직장을 찾아가 둔기와 흉기로 살해하려고 하는 일이 발생했다. 피해자는 갈비뼈 골절 등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다. 가해자는 대법원까지 갔지만 징역 15년형에 그쳤다. 피해자는 가해자가 출소해도 50살이 되지 않는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른바 '부산 멍키스패너 사건'이다.
30대 남성 A씨와 30대 여성 B씨는 2020년 7월부터 연인 관계였다. 2023년 1월부터는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B씨 집에서 함께 생활했다. 하지만 오래 가지 못했다. 같은 해 2월 중순 A씨가 사채를 끌어다 쓰고 도박하다가 진 빚 문제로 다투다 결별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B씨 직장에 찾아가 기다리는 등 스토킹 범행을 저질렀고 급기야는 B씨 집을 찾아가 흉기로 자신의 손목을 그으면서 재회할 것을 요구했다.
B씨는 만남을 거부하다 불안한 마음에 경찰에 스토킹 범죄 신고를 했다. 이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게 된 A씨는 B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사전에 준비한 멍키스패너와 흉기를 들고 B씨 직장을 찾았다.
직장에서 또다시 재결합을 요구하던 A씨는 B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멍키스패너로 그의 머리를 가격했다. 이후 흉기로 여러 차례 찔렀다. 이를 제지하려던 B씨 직장동료도 흉기에 다쳤다.
갈비뼈가 절단되고 장기까지 심각한 손상을 입은 B씨는 응급 수술로 겨우 목숨을 건졌다. B씨 직장동료는 손가락을 다치는 등 트라우마를 겪어 직장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주거침입, 특수상해, 특수협박, 스토킹 범죄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살인미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고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서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었다.
재판부는 "A씨는 B씨 비명에 달려 나온 많은 직장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그를 흉기로 재차 찌르려고 하는 등 대범하고 잔인한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으나 내용 등에 비춰 보면 실제 진지하게 반성하는지도 의문이 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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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재범 위험성이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할 정도는 아니라며 검찰의 전자장치 부착 명령 청구는 기각했다.
양측은 모두 항소했다. A씨 측은 심신미약을 주장하며 징역 15년이 너무 무겁다고 했고, 검찰 측은 형이 너무 가벼울 뿐만 아니라 재범 위험성이 있으니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내려 달라고 요구했다.
그런데 2심이 모든 항소를 기각했다. 이후 A씨만 상고했지만 대법원이 기각하면서 징역 15년이 그대로 확정됐다.
B씨는 JTBC '사건반장'에서 "회의하고 있었는데 덜컹 (사무실) 문을 열고 무작정 들어와서 '너 나와'(라고 했다)"라며 "저는 일단 직장 상사분이랑 회의 중이었고 더 이상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아서 나가고 싶지 않았지만 상황 마무리를 위해 내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어 "마치 선택권을 주는 것처럼 '주변 사람 없앨까? 너를 없앨까?'하는 동시에 씩 웃고 '내가 마지막으로 너한테 기회를 준다고 했는데 네가 이 선택권을 버렸고 나를 버린 거다. 네가 딴 남자 만나는 꼴 못 본다'하면서 진짜 순식간이었다"며 "흉기를 꺼내서 외벽 쪽으로 몰아세우더니 저항 못하도록 제 몸을 본인 몸으로 고정하더라. 제가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지르자 직장 동료들이 내려왔다"고 했다.
B씨는 "A씨가 제 귀에 대고 '그러니까 나 건들지 말라 했지'라고 하더라"며 "A씨 눈빛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아직도 꿈에 나오면 엉엉 울면서 잠 못 이루고 또 깨고 한다"며 "마지막 2심 선고 기일에 언니랑 법정 안에서 울었다. (A씨가) 15년을 살고 나와도 50살이 채 안 되는 건장한 나이다. 너무 무섭다"고 토로했다.
사건 발생 1년이 지난 지난해 3월2일에는 자신을 B씨 언니라고 밝힌 글쓴이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출소 후 앙심을 품고 또다시 보복성으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를까 봐 벌써 두렵고 무섭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