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편의점, 슈퍼마켓 1회 구매 제한 점포 늘어나
일반 식료품 등과 달리 입고 기간 7~10일로 길어...업계 "물량 부족 일시적 현상" 판단

#. 주부 임정민씨(64)는 서울 송파구에서 종량제 봉투를 사러 나갔다가 동네를 한 바퀴 돌아야 했다. 집 앞 편의점에 재고가 없어 10분을 걸어 다른 편의점에서 종량제 봉투를 살 수 있었다. 하지만 해당 점포도 1인당 1개 구매 제한이 있어 1개밖에 사지 못했다.
미국과 이란 전쟁 여파로 비닐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종량제 봉투 품귀 우려가 심화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단기간에 수요가 늘었을 뿐 전국적으로 공급 우려가 번질 가능성은 일축했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종량제 봉투를 쟁여두려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단기간에 판매량이 증가한 추세다. 일부 매장에선 재고가 없어지면서 구매 수량에 제한을 두기도 했다. GS25는 이달 22일부터 26일까지 종량제 봉투 매출은 전주 동기 대비 일반 325.2%, 음식물 277.7%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세븐일레븐의 일반 종량제 봉투 매출은 308% 늘었다. CU는 이달 22~23일 양일간 전주 대비 일반 종량제 봉투 매출이 116.9% 늘어났다.
서울 시내 편의점 출입구 앞엔 '10·20ℓ 종량제 봉투가 품절됐다'는 문구를 붙인 매장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롯데마트 재고 조회 서비스 '도와센터'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광진구 강변점의 경우 5·10·20ℓ종량제 봉투가 모두 품절 상태다. 강동구 천호점은 10·20ℓ 제품의 재고가 없다. 이마트는 일부 매장에서 재고 소진이 우려돼 1인당 1~2매 이상은 살 수 없도록 제한을 뒀다. 홈플러스도 종량제 봉투 재고가 부족해지면 각 점포 재량에 따라 구매 수량을 제한토록 해서 현재 일부 점포는 1인당 2매 이상 구매할 수 없다.

GS더프레시, 이마트에브리데이 등 기업형슈퍼마켓(SSM) 매장들도 최근 사재기와 물량 부족 현상을 고려해 고객 1인당 종량제 봉투 판매 개수를 2매 이내로 제한하는 점포가 생겼다.
유통업계에선 이런 현상이 장기화해 종량제 봉투 대란 사태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공급 주체인 지자체의 비축 물량이 수개월 치 있어서다. 일시적으로 일부 점포에서 품절 현상이 나타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면서 사재기 현상이 생겼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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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종량제 봉투가 식품이나 다른 생필품과는 달리 입고 시기가 정해져 있는 점을 품귀 현상의 원인으로 꼽는다. 일례로 편의점은 일주일에서 열흘에 한 번씩 가맹점주가 지자체와 계약을 맺은 업체에 필요한 수량을 주문해 공급받는 방식이다. 재고가 부족하면 즉각 주문하는 시스템이 아니어서 일시적인 품절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단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종량제 봉투는 개별 점포가 공급 업체와 거래해 본사가 재고나 물량 수급 상황을 일률적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품목이기도 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종량제 봉투 사재기 현상은 일시적인 품절 현상으로 수급은 평소처럼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지자체마다 비축 물량이 넉넉하고 각사 친환경 봉투도 갖고 있어 사재기 염려를 덜어도 된다"고 말했다. 실제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전국 지자체 228곳을 조사한 결과 종량제 봉투 재고를 평균 3개월 치 보유하고 있다. 이 중 123곳(54%)은 6개월 치 이상을 비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