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대장주, 퇴직연금 계좌에도 담는다…삼전·하닉 혼합형 ETF '와르르'

삼성전자(265,000원 ▲32,500 +13.98%)·SK하이닉스(1,597,500원 ▲150,500 +10.4%)를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주식·채권 혼합형 ETF(상장지수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관련 상품이 지난 한 달 자금유입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4월 한 달에만 관련 신상품이 잇달아 나왔다.
5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전일 기준 최근 1개월간 자금유입이 가장 많은 ETF는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12,615원 ▲715 +6.01%)'으로 6124억원이 들어왔다.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13,380원 ▲765 +6.06%)'에는 2970억원이 유입됐다. 이들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5%씩 최대 50% 담고 나머지 50%는 국고채 등 우량 채권으로 구성한 주식·채권 혼합형 ETF다.
기존 상품에 대한 자금 유입뿐 아니라 이처럼 주식과 채권에 함께 투자하는 신상품도 최근 줄이어 나오고 있다. 지난달 신규 상장한 ETF 17개 중 혼합형 ETF는 6개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를 담는 ETF만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13,380원 ▲765 +6.06%), 1Q K반도체TOP2채권혼합50(11,845원 ▲675 +6.04%),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11,570원 ▲665 +6.1%) 등 3개다. 이밖에도 코스피200지수와 코스닥150지수를 각각 추종하는 1Q 200채권혼합50액티브(11,020원 ▲395 +3.72%)와 1Q 코스닥150채권혼합50액티브(9,840원 ▼60 -0.61%), 미국 AI(인공지능) 기업에 투자하는 ITF 미국AI TOP10국채혼합50(9,965원 0%) 등 여러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 같은 혼합형 ETF 흥행의 배경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퇴직연금 계좌(DC형·IRP)에서도 투자하고 싶은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행 퇴직연금 규정상 주식 등 위험자산은 계좌의 최대 70%까지만 편입할 수 있고, 나머지 30%는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반면 주식·채권 혼합형 ETF는 안전자산으로 분류돼 연금 계좌 내 100% 편입이 가능하다. 만약 투자자가 삼성전자 주식형 ETF를 70% 담은 뒤, 나머지 30%에 삼성전자 채권혼합형 ETF를 넣으면 계좌 내 삼성전자 실질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497조원으로 연평균 15% 증가하며 증권사를 중심으로 퇴직연금 내 ETF 활용도 역시 늘어나고 있다"며 "ETF를 활용하는 투자자들은 30% 안전자산에도 혼합형 ETF를 활용하고 있고 이에 2024년 이후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적격 혼합형 ETF 시장이 급성장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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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을 통해 변동성 장세에 대비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채권 50%가 포함된 혼합형 ETF는 개별 주식형 상품보다 변동성이 완화돼 있어 마음 편하게 투자할 수 있다"며 "퇴직연금 자산 특성상 과도한 리스크를 부담하기 어려운 투자자들에게 적합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유사 상품이 잇달아 출시되면서 이른바 '쏠림' 논란도 재점화되고 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50%를 투자하고, 나머지 50%를 채권에 투자하는 구조의 ETF는 올해 들어 3개나 출시됐다. KB자산운용이 지난 2월26일 RISE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내놨고, 삼성자산운용과 키움투자자산운용이 각각 지난달 7일과 21일 KODEX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과 KIWOOM 삼성전자SK하이닉스채권혼합50을 출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유사 상품이 출시되더라도 당국 규제나 제재 수단이 없다"며 "채권 만기를 달리하는 등 미세한 차이를 두는 방식으로 출시가 가능하기 때문에 표절 여부를 판가름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