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고에 시달리다 골수암 진단을 받은 아내를 살해한 남편에게 검찰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21일 뉴시스에 따르면 청주지검은 이날 청주지법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촉탁살인 혐의로 구속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0년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지난 1월9일 오후 8시쯤 충북 보은군 보은읍 한 숙박업소에서 60대 아내 B씨를 목 졸라 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동반자살을 결심하고 B씨와 함께 수면 유도제를 복용했다. 그러나 치사량 미달로 실패했고, B씨가 A씨에게 자신을 살해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튿날 A씨는 "아내가 숨진 것 같다"며 119에 신고했다가 경찰의 추궁에 범행을 실토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는 아내가 골수암 의심 진단을 받고 비관하며 자신을 죽여달라고 부탁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기초생활수급자로 자녀 없이 원룸에서 단둘이 살다가 극단적 선택을 결심하고 범행 당일 모텔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경찰은 A씨 진술을 뒷받침할 근거를 찾지 못하고 살인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
하지만 검찰은 부검 결과를 토대로 아내 병원 진료 기록, A씨 혈액에서 수면유도제 성분이 검출된 정황 등을 포착하고 A씨 진술이 신뢰할 만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살인이 아닌 촉탁살인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촉탁살인은 피해자 부탁을 받고 살해를 저지른 범죄로 살인죄에 비해 형벌이 가볍다.
A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은 아내가 골수암으로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지켜보며 괴로워했다"라며 "합의 하에 서로 생을 마감하기로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시 피고인이 수면 유도제를 복용한 상태로 판단력이 온전하지 않았던 점, 아내의 장례를 치른 뒤 스스로 생을 마감하려 한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A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7월16일 청주지법에서 열린다. A씨는 최후진술에서 "어떤 선고가 내려지더라도 항소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