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뉴(new) 다만세, 진짜 캐스팅보터의 탄생]③
계엄 당시 '反국힘' 발화 74.1%, '親민주' 15% 그쳐
심판과 지지 대상 별개로 인식, 1순위 가치는 '안전'
6.3 지방선거 국면에선 '친민주' 발화 47.6%로 결집
선거 제1가치어 '안전' "진영 아닌 생활이 판단기준"

불법계엄과 대통령 탄핵, 이어진 대선과 지방선거. 같은 사건을 겪었지만 두 집단은 다른 질문을 던졌다. 계엄의 원인과 성격을 규명하려던 2030 남성과 달리 2030 여성은 계엄이 초래한 위협에 집중했다. 새로운 캐스팅보터로 떠오른 2030 여성을 상징하는 '뉴(new) 다만세(다시 만난 세계)'는 이 과정에서 탄생했다. 뉴 다만세는 '청년층'이나 '특정 정당 지지층'으로 묶을 수 없는 새로운 유형의 유권자다.
5일 머니투데이 the300과 사단법인 한국여성의정이 옥소폴리틱스와 함께 온라인 커뮤니티, 정치 유튜브, SNS(소셜미디어) 콘텐츠와 댓글 등 12만6584건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30 여성은 지난 2024년 12.3 불법 비상계엄을 민주주의와 안전의 심각한 위기로 받아들였다.
계엄 직후 한 달간 2030 여성의 정치 발화 중 74.1%가 국민의힘 심판에 집중됐다. 헌정 위기 주제가 70.0%로 압도적이었다. 군 병력이 국회로 진입하는 모습이 생중계되던 밤, 이들이 가장 많이 입에 올린 가치어는 '안전'(62.2%)이었다. 이른바 '세월호 세대'로 불리는 2030 여성들은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내 삶은 안전한가"라는 의문으로 "덕질도 못하고 정치뉴스만 보게 됐다"며 응원봉을 들고 광장으로 몰려 나왔다.
이들의 분노는 한 곳을 향했지만 더불어민주당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었다. 같은 시기 친민주당 발화 비중은 15.0%에 그쳤다. '심판 대상'과 '지지 대상'을 별개로 인식한 것이다. 반면, 2030 남성은 계엄을 진영 정치의 연장선에서 해석하는 경향이 강했다. 반국힘(36.2%)과 반민주(30.1%)가 팽팽했고, 친국힘(14.7%) 발화 비중은 여성(1.6%)을 압도했다. 계엄을 '내란'으로 보는 시각과, '정쟁의 한 수'로 보는 관점이 공존했다.

두 집단의 차이는 선거 국면에서 더 뚜렷해졌다. 계엄 직후 가장 뜨거웠던 집단은 선거를 앞두고 가장 차갑게 식었다. 2030 여성의 중립 발화 비중이 51.9%까지 높아졌고 분노는 8.5%로 떨어졌다. 광장을 채웠던 감정의 자리를 후보 자질과 공약, 정당 대응을 따져 묻는 검증이 채웠다.
친민주 발화가 47.6%까지 높아졌지만 맹목적 지지는 아니었다. 민주당 비판 발화 역시 두 자릿수(11.2%)를 기록했고, 민주당 비판과 양비론을 합한 견제 발화가 다섯 건 중 한 건(19.0%)꼴로 유지됐다. 이들은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과거 폭행 전력과 캠프 인선 문제, 강남역 사건 10주기 추모 과정의 '젠더 의제' 대응 등을 두고 비판을 이어갔다. 선거 직전 정청래 대표와 하정우 후보의 '오빠' 논란이 불거지자 여초 커뮤니티에서는 "내 당비 돌려내라", "국민의힘 수준의 짓을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계엄 직후 압도적 가치어 1순위였던 '안전'은 선거 국면에서도 1위(25.0%)였다. 가족(24.0%), 노동(12.3%), 주거(9.3%) 문제가 뒤를 이었다. 조국(경기 평택을)·김부겸(대구시장) 등의 이름과 안전·공약·사전투표 같은 제도와 생활 어휘가 여성 집단에서만 상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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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남성은 달랐다. 계엄 직후 안전(42.6%)과 함께 실력(36.1%)을 중요하게 평가했던 이들은 선거 국면에선 실력(46.7%)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았다. 세금과 노동, 외교 같은 통치 효능 어휘는 남성 집단에서만 나타났다. 계엄 직후부터 선거가 끝날 때까지 '부정선거'가 상위권 키워드에 오른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핵심은 어느 집단도 통념과 달리 '이념 대결'을 벌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성은 내 삶을 지키는 것에, 남성은 무엇을 해내는지에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완성된 '뉴 다만세'(2030 여성)는 광장을 채웠던 분노를 검증으로 전환했고 투표로 의사를 표현했다. 특정 정당에 대한 충성보다 내 삶에 중요한 가치와 의제를 기준으로 평가하는 독자적 유권자 집단이 된 것이다.
2016년의 '다만세'가 민주주의라는 하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광장으로 나섰다면 두 번째 탄핵을 거친 2026년의 '뉴 다만세'는 각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 투표장으로 향했다. 이들의 선택의 기준은 '진영'이 아니라 '생활'이었다.
[조사개요]
머니투데이 the300과 (사)한국여성의정 의뢰로 (주)옥소폴리틱스가 수행. 더쿠·인스티즈·여성시대·디시인사이드·에프엠코리아·일베·보배드림 등 성향 분명한 온라인 커뮤니티 18개 소스 중 12만6584건 확보해 그 중 1만3634건 AI 라벨링. 매 글마다 감정, 정치 진영, 주제, 가치어(무엇을 중요하게 여기는가), 후보 선택 기준, 작성자의 성별· 연령 단서까지 여섯 개 차원 분석. 서로 다른 라벨러 3명의 결과 교차 검증. 별도로 유튜브 댓글 80만9000건 확보해 추가 활용. 이 데이터를 계엄 직후 1달(2024.12.3~2025.1.4), 6.3 지방선거 직전 1달(2026.5.3~6.3) 등 두 국면을 기준으로 분석해 결과 도출. (자세한 조사방식 참고기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