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매 노모를 돌본다며 함께 살기 시작한 오빠가 통장에서 1억원 넘는 돈을 빼내 자신의 빚을 갚았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25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치매를 앓는 70대 어머니의 재산 문제로 고민하는 50대 주부 A씨 사연이 소개됐다.
A씨 어머니는 2년 전 치매 진단을 받았다. 최근에는 혼자 은행 업무를 처리하지 못할 만큼 건강이 악화했다. A씨와 동생이 수시로 어머니를 돌보고 있지만, 각자 가정이 있고 직장 생활도 하다 보니 항상 곁을 지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큰 걱정은 오빠였다.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해 많은 빚을 진 오빠는 "내가 모시겠다"며 어머니 집으로 들어가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어머니를 가까이에서 챙길 수 있는 사람이 오빠뿐이었기에 고마운 마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찜찜한 마음이 들었다. 어머니 통장 거래 내역을 확인한 결과 오빠가 인출한 돈은 1억원이 넘었다. 오빠는 "어머니 생활비와 간병비로 썼다"고 주장했지만, 거래 내역을 살펴보니 상당수 자금이 자신의 빚을 갚거나 사업에 사용된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A씨와 동생은 어머니를 보호하기 위해 성년후견인 선임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알게 된 오빠는 "어머니랑 같이 살면서 돌보고 있는 만큼 내가 성년후견인이 돼야 한다"고 했다.
A씨는 "오빠가 어머니 명의 아파트까지 처분하려는 것 같다. 이웃 주민으로부터 오빠가 어머니 대신 서류 챙겨 부동산에 시세를 묻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어머니 재산을 지킬 방법과 빚이 많은 오빠가 성년후견인이 되는 걸 막을 수 있는지 알고 싶다"고 조언을 구했다.
이명인 변호사(법무법인 신세계로)는 "성년후견은 질병과 장애, 노령 등으로 인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 처리 능력이 지속해서 결여된 사람을 보호하기 위해 가정법원이 개시하는 제도"라며 "한정후견은 성년후견보다 정신적 제약 정도가 낮은 경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치매 진단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의사 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며 "치매 종류와 원인, 진행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의사 감정 등을 통해 실제 정신 상태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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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성년후견 개시 심판은 본인과 배우자, 4촌 이내 친족, 검사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청구할 수 있다"며 "어머니 주소지 관할 가정법원에 청구하면 법원이 본인 의사를 확인한 뒤 후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판이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그 사이 오빠가 어머니 명의 아파트를 처분할 위험이 있다"며 "A씨는 임시후견인 선임을 신청해 재산을 보호할 수 있다. 임시후견인은 법원이 정한 범위 내에서 어머니 재산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년후견인으로 선임되면 어머니 예금 인출과 부동산 처분 등 재산 관련 법률행위를 대리할 수 있다"면서도 "후견감독인이 선임됐다면 중요한 재산 처분에 동의가 필요할 수 있다. 법원은 성년후견인의 임무 수행을 감독한다. 필요에 따라 권한 범위를 제한하거나 피후견인 복리를 위해 성년후견인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