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126년만의 초강력 지진, 연달아 두 차례
'최대 피해 예상' 라과이라주 집계 빠져, 사상자 더 늘 듯…
미국·스페인·중남미 인접국, 구조지원 및 구호 물품 제공 약속…
日 혼슈 아오모리현에서도 규모 6.9 지진, 쓰나미·사망자 피해 無

베네수엘라에서 24일(현지시간) 규모 7.2와 7.5 강진이 연이어 발생해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구조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으로 사상자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연쇄 강진과 20여 차례의 여진 발생에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미국은 긴급 구조팀을 급파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현지시간 오후 6시4~5분경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 인근에서 규모 7.0 이상의 강진이 연이어 발생했다. 첫 번째 지진의 규모는 7.2로, 6시4분33초경 베네수엘라 북부의 카리브해 연안 마을 모론 서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이후 약 40초 뒤 첫 번째 진앙에서 남서쪽으로 약 45km 떨어진 곳에서 규모 7.5 지진이 이어졌다. 첫 번째 지진의 깊이는 13km, 두 번째는 10km로 관측됐다. 진앙은 카라카스에서 서쪽으로 약 160km 떨어진 지점이었다.
베네수엘라에서 이만한 강진이 발생한 것은 1900년 10월29일 규모 7.7 강진 이후 126년 만이다. 당시 사망자는 21명이었다.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은 25일 새벽 국영 베네수엘라 TV를 통한 대국민 연설에서 "현재까지 32명의 사망자가 확인됐고, 공립 병원 및 민간 의료 센터 응급실에 입원한 피해자는 700명을 넘어섰다. 건물 수십 채가 무너졌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사상자 수치에는 가장 큰 피해가 예상되는 라과이라주의 수치가 포함되지 않았다며 사망자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일은 참으로 비극적인 사건"이라며 "우리는 현재 신의 가호가 닿는 한 최대한 많은 생명을 구하기 위해 매우 강도 높은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베네수엘라 야당에서 만든 것으로 알려진 실종자 추적 사이트에서 공개된 실종자 수는 6600명 이상에 달한다.
베네수엘라 강진 이후 일본 혼슈 북부 아오모리현에서도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지는 이와테현 앞바다, 지진 깊이는 50km로 추정됐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지진으로 진도 6강(2번째로 높은 단계)의 흔들림이 관측됐다고 전했다. 아오모리현에서 700km 이상 떨어진 도쿄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다고 한다. 다만 쓰나미 경보는 발령되지 않았고, 사망자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다.

로이터는 "지진 발생 당시 베네수엘라 시민들은 '카라보보 전투 승리의 날'(Día de la Batalla de Carabobo) 휴일을 맞아 대부분 집에 머물고 있었다"고 전했다. '카라보보 전투 승리의 날'은 1821년 6월24일 베네수엘라가 스페인 제국으로부터 사실상 완전히 독립하게 된 결정적인 군사적 승리를 기념하는 공휴일이다. 카라카스 서부에 거주하는 아스트리드 라미레스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지진이 시작되자마자 사람들의 비명이 들리기 시작했고, 모두 계단으로 뛰어 내려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SNS(소셜미디어)에는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지고, 도로에 균열이 생긴 사진과 영상이 다수 공유됐다. 또 사진과 영상에는 사람들이 진동에 놀라 건물 밖으로 서둘러 대피하고, 구조대원들이 무너진 건물 잔해를 기어오르며 수색에 나서는 모습도 담겼다. 카라카스 남부 거주자인 마리아 로메로는 "이번 지진은 정말 끔찍했다. 1967년 지진보다 훨씬 더 심했다"고 말했다. 1967년 7월29일 밤 8시경 카라카스에서 북서쪽으로 약 20~40km 떨어진 해상에서 발생한 규모 6.6 지진으로 225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0명이 이상이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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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지진으로 카라카스에서는 건물 붕괴, 정전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인접국 콜롬비아에서도 흔들림이 감지됐고, 푸에르토리코를 비롯해 미국령 및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미국 쓰나미 경보시스템은 아루바, 퀴라소, 보네르 등 베네수엘라 해안 인근 섬 지역에도 위험한 쓰나미 파도가 덮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USGS는 지진 발생 직후 "대규모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며 사망자 수가 최소 1만명에서 최대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USGS 예측 시스템에 따르면 이번 지진의 사망자가 1만~10만명일 확률은 40%, 10만명 이상 가능성은 14%로 예측됐다. USGS는 이번 지진의 재산 피해도 상당해 경제적 손실이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의 1~5%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추정 기준 2025년 베네수엘라의 GDP는 약 827억달러(127조5151억원)다.

베네수엘라 지진 소식에 미국, 스페인 등 주요 국가는 구조 지원을 약속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미국은 기꺼이 베네수엘라를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며 "모든 정부 비관에 (베네수엘라 지원을 위해) 신속히 움직일 준비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X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수색 및 구조팀, 의료지원, 인도적 지원을 베네수엘라에 즉각 배치하고 있다"고 밝혔고, 제레미 르윈 대외원조 차관은 베네수엘라 지원을 위한 재난 지원팀 및 태스크포스(TF)를 가동했다고 말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X에 "참혹한 지진으로 피해를 본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다"며 긴급 구호 물품 제공 등의 지원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에콰도르, 브라질, 칠레, 볼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도 연대 의사를 밝히며 지원에 나섰다. 루이스 아비나데르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당국을 지원하기 위해 25일 새벽 수색·구조에 특화된 군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전했고, 에콰도르와 브라질 대통령도 지원 방안 마련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