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의 2026 북중미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에 국민적 공분이 일면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가 대한축구협회(축협)에 요청한 징계가 적법한지를 따지는 재판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9일 법원 등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3부(부장판사 윤강열)는 지난 12일 축협이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요구에 대한 집행을 정지해달라"며 문체부를 상대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정 회장에 대해 문체부가 한 징계요구의 효력이 정지된다는 뜻이다. 기한은 2심 본안 판결 선고일부터 30일이 되는 날까지다. 2심 본안 재판은 아직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문체부는 2024년 11월 축협을 상대로 특정감사를 벌인 뒤 감사 결과를 통보했다. 문체부는 정몽규 축협 회장의 '자격정지 이상' 중징계를 포함해 임원 16명에 대한 문책을 요구했다. 조치요구에는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절차 부적정 등 9개 사안에 대한 시정, 문책, 주의, 통보, 제도 개선 요구도 포함됐다.
이어 문체부는 축협 재심의 신청을 기각했다. 축협은 소송을 내고 징계 조치요구에 대한 집행정지도 신청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2월 집행정지 신청을 인용했다. 효력은 1심 판결시까지였다. 이에 정 회장은 같은달 제55대 축협회장 선거에서 182표 중 156표를 받아 4연임에 성공했다.
집행정지 신청과 달리 1심 본안은 문체부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이정원)는 축협이 문체부를 상대로 낸 특정감사 결과 통보 및 조치요구 취소 소송에서 지난 4월 축협 패소로 판결했다. 문체부의 정 회장 징계요구가 정당하다는 취지다. 축협 정관상 회장이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받으면 회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
먼저 재판부는 전임 감독 선임 과정에서 회장의 개입이 부적절했다고 봤다. 축협 정관과 국가대표팀 운영규정상 감독 추천은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전강위), 선임은 이사회 권한이다. 그런데 정 회장이 감독 후보자 2명에 대한 2차 온라인 면접을 진행했고, 법원은 이를 단순 면담이 아니라 감독 선임 과정에 실질적으로 개입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하자도 컸다고 봤다. 재판부는 "감독추천 권한이 없는 기술총괄이사가 최종 감독 후보자 우선순위를 결정하고 감독에 대한 면접과정도 불투명·불공정했다"며 "감독 내정·발표 후 형식적으로 감독선임에 대한 이사회의 서면결의를 거치는 등 이사회가 형해화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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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문체부의 징계요구가 정당했다고 해도 이것이 곧바로 정 회장 징계 확정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재판부는 "현행 공공감사법에 따르면 문체부가 징계 수준을 결정해 징계요구를 하면 축협이 내부 규정에 따라 문체부 징계위·인사위 심의를 거쳐 관련자들을 징계할 수 있다"면서도 "축협이 징계요구를 따르지 않더라도 문체부가 추가 감사를 실시할 수 있을 뿐 이를 강제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한편 정 회장은 지난달 29일 이번 월드컵이 끝나는 대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