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놀이터'에서 '2030 핫플' 등극한 동묘…"탐험같은 재미"

'어르신 놀이터'에서 '2030 핫플' 등극한 동묘…"탐험같은 재미"

최문혁 기자
2026.06.28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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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 카메라부터 말랑이까지…'2030 놀이터' 변신한 동묘
정찰제 대신 가성비…"과도한 바가지 늘면 소비자 외면"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묘 구제시장에 고령층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각양각색의 인파가 몰렸다./사진=최문혁 기자.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묘 구제시장에 고령층부터 외국인 관광객까지 각양각색의 인파가 몰렸다./사진=최문혁 기자.

'어르신 놀이터'로 불리던 동묘 일대가 젊은 사람들의 놀이터로 변했다. 젊은 층 사이 구제시장부터 완구거리로 이어지는 이른바 '동묘 코스'가 입소문을 타면서 동묘 일대가 2030 청년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일각에서는 정찰제가 아닌 구제시장의 특성을 악용한 바가지가 자칫 동묘 일대의 활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묘앞역 3번 출구에서 시작되는 동묘 구제시장에는 고령층부터 고등학생, 군인, 젊은 커플, 외국인 관광객 등 각양각색 방문객으로 붐볐다. 특히 젊은 방문객들은 중고 카메라나 시계, 팔찌 등 액세서리가 진열된 매대 앞에 모여 물건들을 직접 들어보며 구경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동묘를 찾은 이모씨(23)는 "SNS(소셜미디어)로 미리 찾아둔 가게에서 중고 카메라와 액세서리 위주로 구경했다"며 "1만원인 시계도 있을 정도로 저렴해 놀랐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마음에 드는 것을 찾지는 못했지만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한 것 투성이라 여행하러 온 기분"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이어지는 레트로 유행에 더해 올해 초 장난감 '말랑이'가 유행하면서 동묘는 2030 사이 필수 코스로 자리매김했다. 동묘 구제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에 구제 의류나 액세서리를 구매할 수 있고, 바로 옆으로 이어지는 창신동 완구거리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말랑이를 직접 만져보고 살 수 있어서다.

젊은 세대의 '동묘' 검색량도 지난 2월부터 꾸준히 증가세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39세 이하 이용자의 '동묘' 검색량은 지난해 6월27일 18에서 1년 만인 지난 27일에는 65로 증가했다. 지난달 4일에는 최고치인 100까지 오르기도 했다.

동묘가 2030 사이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가성비'다. 이날 동묘에서는 '이거 얼마예요'라는 질문을 자주 들을 수 있었다. 구제 상품이 대부분인 동묘는 정해진 가격이 없는 대신 저렴한 가격에 물건을 판매한다.

28년째 동묘에서 음료와 토스트를 판매하고 있는 조상숙씨(60)는 한 번도 토스트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조씨의 가게는 '1000원 토스트'로 유명세를 탔다. 이날도 가게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서 있었다.

조씨는 "300원에 커피를 판매하던 시절 가격을 500원으로 인상한 적이 있었다"며 "1000잔씩 팔리던 커피가 100잔 팔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동묘는 저렴한 가격 때문에 찾는 곳이라 가격을 조금만 올려도 손님이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다만 정품 검증이 어려운 구제상품 특성상 바가지로 보이는 가격도 종종 보였다. 이날도 한 고등학생이 정품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구제 축구 유니폼 가격을 묻자 매장 직원은 '현금 15만원'이라고 답했다. 직원은 20만원대에 판매 중인 중고 거래 사이트 화면을 보여주며 "15만원에 사서 되팔면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표도 없어 직원의 말에 따라 가격은 약 5분 만에 절반 가까이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흥정을 통해 가격이 결정되는 만큼 과도한 바가지 가격엔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젊은 세대 소비자들에게는 옛날 물건들 속에서 마음에 드는 것을 찾고, 가격을 흥정하는 동묘의 문화가 일종의 탐험 같은 재미로 다가올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를 악용해 과도하게 바가지를 씌우는 상인들이 늘어나면 소비자도 외면할 것"이라며 "지방자치단체에서 소비자 민원 창구를 만들어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묘 구제시장에서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모여 구제의류를 고르고 있다./사진=최문혁 기자.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동묘 구제시장에서 다양한 연령대 사람들이 모여 구제의류를 고르고 있다./사진=최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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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문혁 기자

안녕하세요. 사회부 최문혁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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