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첫 기자간담회 개최-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개편에 기대감 드러내

"모든 국민이 출산을 축하하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출산축하금 문화를 만들고 싶다. 부영그룹의 사례처럼 기업들과 돈 있는 사람들이 나서야 한다."
김진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저고위) 부위원장은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민간'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국가 예산에는 한계가 있는 만큼 무조건적으로 정부 지원을 기대할 게 아니라 민간이 자발적으로 나서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동참해야 한다는 취지다.
김 부위원장은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리는 언제부턴가 전부 정부와 지자체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지만 세수가 없다"라며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기업 등 민간 차원의 자발적인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출산축하금' 문화·제도를 제안했다. 결혼식에서 하객들이 축의금을 내는 문화를 대신해 출산축하금 문화를 만들어나가자는 의견이다.
김 부위원장은 "결혼 축의금 문화는 예식장에 좋은 일을 시키는 것일 뿐"이라며 "저소득층이 아이를 낳을 때 동네에서 축하하는 문화 같은 것이 우리 국민의 출산 인식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와 함께 제도도 뒤따라야 한다. 세금도 있지 않느냐"면서도 "부영그룹이 직원한테 1억원의 출산축하금을 주자 출산율이 135% 늘었다고 한다.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민간의 움직임을 촉구했다. 이어 "돈 있는 사람들도 함께해야 한다"며 "우리나라에선 50대 중반에서 70대 중반의 사람들이 돈을 갖고 있다. 이들의 돈을 세상으로 끌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도 개인의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고 봤다. 그는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와 관련해 논란이 많은데 이런 제도는 노인복지 차원에서 상당히 중요하다"며 "그러나 어르신들에게 부탁이 있다. 여유 있는 분들, 일자리가 있으신 분들은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에 대해 한번쯤 고려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제안했다.
저출산을 야기하는 청년 주거 문제에 대해서도 "아이를 데리고 월세로 거주한다는 부모가 있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임대업자가 공동체 정신으로 나서 전월세 비용을 깎아주면 안되느냐"며 "그런 선한 사마리아인 같은 분들이 왜 우리나라에 나타나지 않나. 국가도 공동체이고 누군가의 헌신과 희생에 의해 운영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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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인구전략위원회'로 확대·개편되면서 새롭게 생기는 권한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저고위는 각종 저출산 정책을 제도로 강제하기 힘들다는 게 한계로 꼽혀왔다. 실제 저고위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저출산·고령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범국가적 중장기 기본계획을 5년 단위로 수립하지만 강제적인 행정·예산 집행권은 없다.
하지만 인구전략위는 저고위와 달리 '사전예산협의' 권한을 가진다. 보건복지부·성평등가족부·교육부 등 각 부처가 추진하는 인구 관련 사업을 인구전략위가 먼저 검토한 뒤 재정당국에 의견을 제출할 수 있도록 한 권한이다.
김 부위원장은 "인구전략위 기본법이 생기면서 인구 문제에 한해선 우리가 모든 것을 조정하게 됐다"며 "우리가 어떤 정부 부처의 인구 문제 관련 사업 계획을 보고 '노(NO)'라고 하면 그 사업의 예산 책정이 불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정부 부처도 인구전략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