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초기 임신 단계 낙태를 위해 복용하는 약물인 이른바 '미프진'에 대해 국무회의에서 적정 복용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가운데, 해당 의약품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내 허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경구용 인공 임신중절 의약품 '미프지미소'는 현대약품이 지난 2021년 영국 제약사 라인파마 인터내셔널과 국내 판권 및 독점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의약품이다. 현대약품은 지난 2024년 12월 식약처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미프지미소는 미페프리스톤과 미소프로스톨 성분의 복합제로 미페프리스톤 200㎎ 1정과 미소프로스톨 200㎍ 4정으로 구성됐다. 해외에서 미프진이란 제품명으로 판매 중인 유산유도제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낙태 허용 범위 논쟁이 안 끝나면서 (미프진을) 허용하지 않다 보니까 현실적으로 필요한 여성들이 해외 직구를 통해 복용해 사고가 나고, 이렇게 방치하는 게 옳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허용)한다면 전문 의약품이 될 거고, 의사가 처방하면 그때부터는 임신 몇 주까지 이걸 허용할 거냐가 문제가 되고, 정부가 그 기준을 정하려고 하니까 낙태죄의 허용 문제가 논란이 되고, 결국은 지금 아무것도 못 하는 상황"이라 덧붙였다.
사실 임신중지 의약품 도입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발표한 123대 국정과제에 이미 포함된 사안이다. 성·재생산 건강권 보장의 일환으로 △임신중지 법·제도 개선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 변경 추진 △HPV 무료 접종 대상 단계적 확대(남성 청소년) 등이 담겼다.

다만 미프지미소의 국내 품목허가는 아직 불투명하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2019년 형법상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지만, 정부와 국회가 대체 입법 시한을 넘기며 임신중지 허용 시기와 방법 등을 명시한 후속 법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미프진과 같은 대체 의약품은 정식 품목 허가를 받지 못해 우리나라에서는 수술로만 임신중절이 가능하다.
현대약품은 앞서 2021년 낙태죄 폐지 이후 같은해 7월 미프지미소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를 처음 신청했지만 식약처의 자료 보완 요청으로 자진 취하했다. 2023년 3월에 재신청에 나섰으나 이 역시 의약품 허가 시 검토돼야 하는 허가 요건 자료 중 형법과 모자보건법이 개정돼야 작성 및 심사가 가능해지는 일부 자료가 있어 허가 심사 절차가 잠정 중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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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프지미소의 국내 품목허가를 비롯한 낙태 관련 사회적 논의도 보다 활발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식약처는 "관련 법률 개정으로 약물에 의한 임신 중지 허용 및 임신 중지 허용 기간이 법률로 정해져야 허가 심사가 가능한 일부 허가요건자료(효능효과, 위해성 관리계획 등)가 있다"며 "성평등부, 보건복지부 등 관계 부처와 논의할 계획"이라 말했다.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는 전날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논평을 내고 "의약품 도입을 통해 임신중지가 처벌이 아닌 권리로 인식돼야 한다"며 "임신중지가 필요한 사람들이 임신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이유만으로 적시에 임신중지 약물을 이용하지 못하거나, 성분이 불분명한 의약품을 이용해야하는 등 각종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며 "이미 개발된 지 40년 가까이 된 임신중지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법 공백은 이 문제의 본질이 아니며 현행법 안에서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임신중지) 권리를 신속하게 보장해야 한다"며 "임신중지약물 도입이 특정 기업의 특혜가 되지 않도록, 부담가능한 적정한 가격에 도입이 되고 건강보장의 차원에서 건강보험 적용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같은 날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초법적·편법적 도입 검토 지시"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의사회는 "미프진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도 의사의 엄격한 진찰과 초음파 검사를 통한 자궁 외 임신 배제, 정확한 임신 주수(7~9주 이내) 확진을 전제로 처방하도록 엄격히 제한한 고위험 전문의약품"이라며 "철저한 준비 없이 약물이 무분별하게 유통될 경우, 다량 출혈과 감염증은 물론 불완전 유산에 따른 응급 수술이 불가피해진다"고 오히려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투약 가능한 임신 주수의 판단과 부작용에 대한 법적·의학적 책임을 '의사의 재량'이라는 명목으로 현장 의료진에게 떠넘기는 처사는 매우 무책임하다"며 "국회와 정부는 무책임하게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여성의 안전한 임신중지 권리와 태아의 생명권 보호를 아우르는 현실적인 법적 기준부터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