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경기로 연 13억"…야구장 옆 '옥상 직관' 30년 장사 '판정패'

"남의 경기로 연 13억"…야구장 옆 '옥상 직관' 30년 장사 '판정패'

김희정 기자
2026.10.11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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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본 명물 야구장 리글리필드 내부/사진=게티이미지
밤에 본 명물 야구장 리글리필드 내부/사진=게티이미지

미국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가 홈구장 리글리필드 담장 너머에서 '옥상 관람' 사업을 해온 업주와의 법정 다툼에서 이겼다.

10일 ESPN에 따르면 미국 연방법원은 지난달 30일 약 30년간 리글리필드 외야 건너편 건물에서 옥상 관람석을 운영해 온 에이든 더니컨(64)에게 입장권 판매를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더니컨은 1990년대 외야 담장 건너편 건물을 40만달러에 사들여 4층으로 재건축한 뒤 옥상에 경사진 관람석을 깔았다. 주류와 음식을 곁들여 1인당 100~300달러를 받았고, 약 200석 규모로 연 매출이 100만달러(약 13억4000만원)에 달했다. 남의 경기로 '직관 장사'를 한 셈이다.

처음부터 불법은 아니었다. 1914년 주택가 한복판에 들어선 리글리필드는 길 건너 건물 옥상에서 경기장 안이 훤히 내려다보인다. 건물주들이 너도나도 옥상 좌석 장사에 나서자 컵스는 2004년 이들과 20년간 매출의 약 17%를 받는 조건으로 영업을 허가했다.

갈등은 2023년 계약이 끝나면서 시작됐다. 더니컨은 매출의 20%를 내겠다며 연장을 제안했지만, 컵스가 정규시즌 매출의 30%, 포스트시즌 매출의 40%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협상이 틀어지자 컵스는 2024년 "구단 경기로 돈을 벌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외야 관중석에는 반투명 가림막과 대형 광고판을 세워 옥상에서 보이는 시야까지 일부 가렸다.

컵스는 그사이 리글리필드 주변 건물 11채와 옥상 관람 업체를 아예 사들였고, 남은 업주들과는 새 수익 배분 계약을 맺었다. 새 조건을 거부하고 버틴 업주는 더니컨이 마지막이다.

더니컨은 항소를 검토하면서도 건물 매각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컵스에 건물을 팔 의향을 묻는 질문에 "공정한 제안이라면 고려하겠다"며 "2010년 건물 개보수에만 200만달러 이상을 투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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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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