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백화점이 중소 K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수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백화점의 해외 유통망과 매장 운영 비결을 접목해 팝업과 플래그십 매장을 열고 브랜드 발굴부터 현지 소비자 반응 검증, 정식 입점을 연결해 해외 시장 안착을 돕는 모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백화점의 해외 진출 플랫폼 '하이퍼그라운드'가 이달 초 미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12월31일까지 미국 뉴욕 허드슨야드에서 '신세계 하이퍼그라운드 뉴욕'을 열고 K뷰티와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선보인다.

이번 팝업은 서울의 일상을 현지에 소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수동의 에너지와 북촌의 전통미, 한남동의 세련된 감성 등을 한공간에 담았다. 피부관리, 메이크업 브랜드, 뷰티 디바이스, 이너뷰티, 라이프스타일 등 브랜드 30여개가 참여한다.
신세계백화점은 2023년부터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태국, 일본, 중국,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등에서 팝업, 쇼룸, 수주 전시회 등을 개최하며 국내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도왔다. 하이퍼그라운드를 통해 해외에 진출한 국내 브랜드는 3년간 168개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K패션 브랜드의 해외 진출을 돕는 플랫폼 '롯데백화점 넥스트랩'을 출범했다. 국내 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팝업부터 인큐베이팅, 정식 입점까지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출 통관과 인테리어, 마케팅 등 개별 브랜드가 진출 과정에서 부담해야 하는 업무를 롯데백화점의 글로벌 인프라와 현지 운영 노하우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첫 무대는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다. 지난 7월부터 이곳에서 K스트리트웨어 브랜드로 알려진 무센트의 팝업 매장을 운영했다. 롯데백화점은 올 연말까지 세터, 노매뉴얼 등 국내 패션 브랜드 5개사와 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반기에는 일본 도쿄, 오사카의 쇼핑몰에서도 팝업 매장을 추진한다.
롯데백화점 넥스트랩의 차별점은 팝업을 일회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정식 입점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국내 백화점 중 유일하게 해외에서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만큼 해외 리테일러와 제휴나 현지 점포를 활용해 입점을 도울 수 있다.
내년에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와 일본 등에 상설형 K패션 팝업 전문관을 조성하고 연간 수십개 브랜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사내 조직 '넥스트콘텐츠랩'도 출범시켰다.

현대백화점은 K콘텐츠 수출 플랫폼 '더현대 글로벌'을 앞세워 유럽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달 6일에는 프랑스 파리 갤러리 라파예트 오스만 백화점에서 팝업 매장을 열었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건물 외벽에 대형 광고도 선보였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일본과 대만 등에서 더현대 글로벌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도쿄 시부야 파르코, 대만 신광미츠코시 백화점에서 연 팝업은 각각 해당 점포의 역대 팝업 중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더현대 글로벌의 해외 첫 플래그십 매장이자 국내 백화점의 일본 첫 플래그십 매장인 도쿄의 '더현대'는 목표 매출을 30% 웃도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파리 팝업을 계기로 유럽 진출을 본격화하고 2030년까지 아시아, 유럽, 북미 등에 플래그십 매장을 10여개 열 계획이다.
독자들의 PICK!
업계에서는 백화점의 해외 진출 지원이 국내 브랜드의 사업 확장에 새로운 통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원하는 브랜드는 현지 매장을 확보하고 운영하는 데 드는 초기 부담을 줄이면서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며 "백화점 역시 차별화된 K브랜드를 발굴해 해외 점포의 콘텐츠 경쟁력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