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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기반 자원순환 기업 수퍼빈이 다음달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다. 상장에 성공하면 국내 자원순환 분야 소셜벤처 중에서는 사실상 첫 코스닥 입성 사례가 될 전망이다.
사회문제 해결을 핵심 목적으로 삼은 임팩트 스타트업이 자본시장에서 대규모 성장 자금을 조달하는 선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이 쏠린다.
21일 벤처투자업계에 따르면 수퍼빈은 다음달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수퍼빈은 현재 거래소 예비심사에 필요한 서류와 실적 자료를 최종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퍼빈은 일반적인 이익 요건 대신 성장성을 중심으로 평가받는 이익미실현 기업 특례상장, 이른바 '테슬라 요건'을 활용할 예정이다. 적자 기업이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시가총액과 매출, 성장성을 충족하면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수 있는 제도다.
시장에서는 수퍼빈의 예비심사 청구가 국내 소셜 임팩트 생태계에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국내 임팩트 스타트업은 사회·환경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기관투자자가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엑싯 사례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수퍼빈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자원순환이라는 사회문제 해결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이 자본시장에서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선례가 된다. 특히 임팩트 투자자의 회수 자금이 다시 초기 임팩트 기업에 투자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VC(벤처캐피탈) 업계 관계자는 "수퍼빈은 자원순환 자체를 수익모델로 만든 기업"이라며 "상장에 성공하면 임팩트 기업도 기술력과 매출 성장성을 입증해 자본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인회수 로봇에서 재생소재까지…자원순환 밸류체인 구축

2015년 설립된 수퍼빈은 AI와 로보틱스 기술을 활용해 폐페트병과 알루미늄 캔을 회수하는 자원순환 기업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AI 무인회수기 '네프론'이다.
네프론은 이용자가 투명 페트병이나 캔을 넣으면 재활용 가능 여부를 판별하고, 자원의 가치에 따라 포인트를 지급한다. 이용자는 적립된 포인트를 현금으로 환전할 수 있다. 전국에 설치된 네프론은 1900대를 넘어섰고, 누적 회원은 110만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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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빈의 경쟁력은 네프론 판매에 그치지 않는다. 확보한 폐페트병을 자체 물류망으로 운송하고 화성·순창에 구축한 재생소재 공장에서 플레이크와 펠릿으로 가공한다. 폐자원 회수부터 운송, 가공, 재생원료 판매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자원순환 밸류체인을 구축한 셈이다.
일반 선별장에서 공급되는 혼합 플라스틱 대신 네프론으로 선별 회수한 투명 페트병을 사용하는 것이 차별점이다. 수퍼빈은 단순한 폐기물 처리기업이 아닌 AI 기반 원료 확보와 고부가가치 재생소재 제조 역량을 갖춘 '기후테크'라는 점을 상장 과정에서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흑자 구조 입증이 과제

수퍼빈은 상장 준비를 위해 지난해 145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도 유치했다. 동국인베스트먼트와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라이징에스벤처스, 티인베스트먼트, 엠와이소셜컴퍼니(MYSC) 등이 투자에 참여했다.
프리IPO를 포함한 수퍼빈의 누적 투자유치 금액은 약 610억원이다. 조달 자금은 네프론 보급 확대와 재생 PET 생산공정 증설, 공장 운영자금 등에 투입했다. 프리IPO 당시 시장에서는 수퍼빈의 기업가치를 2000억원 안팎으로 평가했다.
상장까지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수퍼빈은 생산공장 건설과 네프론 운영망 확대에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면서 적자가 이어졌다. 매출은 2023년 103억원에서 2024년 186억원으로 증가했지만, 지난해는 약 190억원으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프리IPO를 통해 유동성을 보강했지만 안정적인 흑자 구조를 입증하는 것이 상장심사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수퍼빈은 재생소재 판매 확대와 생산설비 가동률 개선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벤처투자 업계에서는 수퍼빈의 상장 결과가 리코 등 다른 자원순환 스타트업과 임팩트 분야 VC의 투자·회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수퍼빈이 자원순환 스타트업의 기업가치와 IPO 가능성을 가늠하는 주요 기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VC 업계 관계자는 "수퍼빈의 IPO는 개별 기업의 자금조달 차원을 넘어 자원순환과 기후테크 분야에서 투자부터 상장까지 이어지는 회수 경로가 존재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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