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부터 국산 첫 GLP-1 비만 신약 '에페' 처방 시작
일부 비만 치료 환자들, 저렴한 가격에 에페로 '갈아타기' 시작

"안녕하세요, '에페' 처방받으러 왔습니다."
한미약품(388,500원 ▲19,000 +5.14%)의 국내 개발 첫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 신약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의 의료기관 처방이 29일 시작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닥터킴이비인후과의원에는 에페 처방을 받으러 온 비만 환자들이 있었다. 에페 처방 가능 여부를 묻는 전화도 왔다.
한 내원 환자는 "기존에 '위고비', '마운자로' 모두 투약했었고 이보다 저렴한 에페가 나왔다고 해서 약을 바꿔보려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 관계자는 "이전부터 비만 치료를 이어가던 환자들 중 몇 분이 오늘 에페로 전환했다"고 했다.
에페는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GLP-1 계열 비만·대사질환 치료제로, 주 1회 투여하는 주사제다.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직접 생산해 안정적인 국내 공급 기반이 확보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한국인 448명 대상)에 따르면 에페는 최대 30%, 평균 9.75%의 체중감소율을 나타냈다.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위약 14.49%), 15% 이상은 19.86%(위약 2.90%)다. 초고도비만이 아닌 체질량지수(BMI) 30kg/㎡ 미만 여성 시험군은 체중감소율이 12.20%였다. 기존 GLP-1 제제 대비 양호한 안전성이 확인됐으며, 이상반응으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는 301명 중 5명(1.7%)이었다. 이는 저용량부터 시작해 고용량(10㎎)까지 투여하고 유지한 결과다.
비교 약물인 위고비는 글로벌 임상 3상(STEP-1)에서 68주간 평균 14.9%, 마운자로는 글로벌 임상 3상(SURMOUNT-1)에서 최고 용량(15㎎) 기준 72주간 평균 20.9%의 체중 감소율을 기록한 바 있다.

에페의 강점은 기존 GLP-1 비만약 대비 저렴한 가격이다. 현재 비급여 상태로 첫 달 투여 용량인 2~4㎎ 기준 4주분 공급가는 부가가치세를 포함해 12만9800원이다. 마운자로 저용량 4회분 공급가인 약 27만원의 절반 수준이며, 위고비의 약 21만원보다도 40%가량 낮다. 에페 6㎎ 4주분 공급 가격은 22만8800원, 8㎎ 27만7200원, 10㎎ 29만9200원이다.
의료기관에서 진료와 처방까지 받는 경우 에페 2㎎ 2주분 가격은 닥터나우 수도권 검색 기준 6만원대~12만원대로 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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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기존 비만약으로 치료받던 환자들이 에페로 '갈아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 비만 환자는 "비만약이 월 수십만원대로 고가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에페에 관심이 간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환자는 기대보다 가격이 높다는 실망감도 드러냈다. 또 다른 비만 환자는 "약효가 마운자로보다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가격이 싸지 않은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의료현장에서는 에페 등장이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에페와 위고비가 기전이 비슷해 체중감량 효과도 유사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김용오 닥터킴이비인후과의원 대표원장은 "위고비는 68주차, 마운자로는 72주차 기준 체중감량 효과이고 에페는 40주차 기준 임상결과라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에페가 위고비랑 기전이 거의 같아 효과도 유사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비만약이 고가라 가격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은데 에페가 가격 경쟁력을 갖춰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며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에페가 나오면서 환자들의 치료 선택지가 확대된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비만은 질환이지만 약값이 비싸기 때문에 당뇨 환자,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환자, 고도비만 환자 등은 비만 치료 시 보험 적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