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법 전쟁-부동산 세제]②

비거주·초고가 주택 보유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골자로 한 정부 세제개편안의 국회 심사가 본격화하면서 '부동산 세제' 운명도 중대한 분수령을 맞게 됐다.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기본공제 축소 방침 철회로 수면 위로 가라 앉았던 '비거주 차별' 논란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재점화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혜택을 축소하려는 정부안이 그대로 국회 문턱을 넘을지도 미지수다.
정부 '세제 개편 수정안' 내놨지만 국회 통과까지 험로 예상
8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재정경제부가 국회에 제출한 11개 세법 개정안 중 3개 법안(종부세법·조세특례제한법·소득세법)은 당초 정부안에서 이미 한차례 수정됐다.
핵심은 종부세법이다. 당초 정부는 1주택자라 하더라도 거주와 비거주를 차등하기 위해 기본공제 금액(현행 12억원)을 실거주는 14억원으로 상향하되, 비거주는 9억원으로 낮추려고 했다. 하지만 여당에서조차 거주 여부로 종부세를 차등해선 안 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정부는 '실거주 우대'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실거주자만 기본공제 금액을 14억원으로 상향하고, 비거주자는 현행 12억원을 유지하는 절충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정부가 시장 반발을 수용해 선제적으로 수정안을 내놓았지만 국회 통과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 반대 목소리가 여전해서다.
당장 서울에 지역구를 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부동산 민심 악화와 저조한 지지율이 2년 뒤 총선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단 위기감에 휩싸인 일부 서울 지역 여당 의원들은 정부 수정안에서 한 발 더 나아가 1주택 비거주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도 14억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난색이다. '실거주 인센티브·비거주 페널티' 원칙에서 비거주 페널티를 없애는 수정안을 내놓은 상황에서 1주택 비거주자의 종부세 기본공제액까지 올리면 실거주 우대 원칙마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보유 혜택 깎고 거주만 인정"…장특공제 개편도 도마 위
주택 양도소득세 장특공제 개편 역시 논쟁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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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장특공제 명칭을 '장기거주소득공제'로 바꿀 계획이다. 말그대로 보유에 대한 혜택은 없애고 거주에만 인센티브를 준단 취지다. 1주택자를 기준으로 현재 거주 최대 40%, 보유 최대 40%로 설정된 혜택을 단계적으로 개편해 2029년부터 거주 최대 80%로 개편할 방침이다. 현재 무제한인 공제한도도 2028년 20억원, 2029년 이후 10억원으로 축소한다.
이를 두고 여당 서울 의원들 사이에서도 장기 보유자에 대해선 일부 공제 혜택을 계속 줘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2029년부터 양도세 장특공제에 10억원 공제한도가 생기면 30~40년 한집에서 산 사람은 10억원 이상의 양도차익이 충분히 가능해 짧게 거주한 사람보다 더 큰 손해를 볼 수 있다"며 "거주와 비거주를 구분해 사실상 장특공제를 못받게 하는 것이 국회 논의 단계의 핵심 쟁점일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직장이나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정으로 비거주하는 경우를 거주로 예외 인정해주는 방안에 대해서도 국회 논의가 예상된다. 앞서 민주당은 고위당정협의회 등을 통해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폭넓은 예외 인정을 정부에 공식 요청한 상태다.
정부 역시 비거주 사유를 폭넓게 인정해준단 방침이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인사청문 과정에서 "추가적인 부득이한 비거주 사유에 대해서도 향후 시행령 개정 과정에서 탄력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불가피한 비거주자의 거주 인정 기간 인정 요건 확대는 법 개정이 아닌 시행령 개정 사항이다. 법 개정 없이 정부 의지만으로도 얼마든 개정이 가능하단 의미다. 정부는 통상 정기국회를 통과하는 세제개편안(세법개정안)을 뒷받침 할 후속 시행령 개정 작업을 이듬해 1월까지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