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국어 못 읽어? 정말 그런 거야?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국어 못 읽어? 정말 그런 거야?

오인태 시인
2013.07.01 08:16

<19>연포탕과 토마토소박이, '역공'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속내는 그렇지 않은데 겉으론 착한 체 하는 것을 위선이라고 하지요? 반면, 부러 나쁜 척하는 것을 위악이라 하고요. 위선이든 위악이든 타자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방어기제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굳이 타자에 대한, 즉 사회적인 유해성을 따진다면, 위악이 해로운 걸까요? 위선이 해로운 걸까요?

위악적인 사람을 눈여겨보면 ‘나쁜 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쁜 체하는 것이 아니라 ‘센 체’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될 텐데요. 자신이 약한 존재임을 알기 때문에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짐짓 센 체하는 것이지요. 위악도 알고 보면 ‘착한 체’하는 것이 아니라 ‘나쁘지 않은 체’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위악은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알면서 센 체 하는 것, 위선은 자신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 나쁘지 않은 척 하는 것이어서 자기조절기제가 되기도 한다는 건데요. 그래서 오히려 사회적으로 순기능의 측면도 있는 거고요.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요? 지금 한국사회는 나쁜 것들이 굳이 나쁜 것을 숨기지 않은 채, 드러내놓고 나쁜 짓을 일삼는 게 공공연하고도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 이게 바로 문제인 거지요.

“그래, 나 나빠. 어쩔래?”

“그래, 나 친일이야. 어쩔래?”

“그래 나 불법 했어. 어쩔래?”

토마토소박이를 해봤는데요. 오이든 토마토든 안에 소를 박아 넣으면 소박이가 되는 거지요. ‘소를 박아 넣었다’고 소박이일 테니까요. 참, 저를 포함한 우리나라 국어교사들 반성 좀 해야겠지요? 소위 국민을 대표한다는 분들이 저렇게나 국어를 못 읽으니 말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