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연포탕과 토마토소박이, '역공'

속내는 그렇지 않은데 겉으론 착한 체 하는 것을 위선이라고 하지요? 반면, 부러 나쁜 척하는 것을 위악이라 하고요. 위선이든 위악이든 타자로부터 자아를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자기방어기제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요. 굳이 타자에 대한, 즉 사회적인 유해성을 따진다면, 위악이 해로운 걸까요? 위선이 해로운 걸까요?
위악적인 사람을 눈여겨보면 ‘나쁜 체’ 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나쁜 체하는 것이 아니라 ‘센 체’하는 것이라는 걸 알게 될 텐데요. 자신이 약한 존재임을 알기 때문에 외부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짐짓 센 체하는 것이지요. 위악도 알고 보면 ‘착한 체’하는 것이 아니라 ‘나쁘지 않은 체’하는 것이고요.
이렇게 위악은 자신이 약하다는 것을 알면서 센 체 하는 것, 위선은 자신이 나쁘다는 것을 알면서 나쁘지 않은 척 하는 것이어서 자기조절기제가 되기도 한다는 건데요. 그래서 오히려 사회적으로 순기능의 측면도 있는 거고요.
그런데 뭐가 문제냐고요? 지금 한국사회는 나쁜 것들이 굳이 나쁜 것을 숨기지 않은 채, 드러내놓고 나쁜 짓을 일삼는 게 공공연하고도 일상화되고 있다는 것. 이게 바로 문제인 거지요.
“그래, 나 나빠. 어쩔래?”
“그래, 나 친일이야. 어쩔래?”
“그래 나 불법 했어. 어쩔래?”
토마토소박이를 해봤는데요. 오이든 토마토든 안에 소를 박아 넣으면 소박이가 되는 거지요. ‘소를 박아 넣었다’고 소박이일 테니까요. 참, 저를 포함한 우리나라 국어교사들 반성 좀 해야겠지요? 소위 국민을 대표한다는 분들이 저렇게나 국어를 못 읽으니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