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백오이소박이와 호박잎쌈, '짝'

안도현 시인이 "박근혜가 대통령인 나라에서는 시를 단 한 편도 쓰지 않고 발표하지 않겠다"며 절필을 선언했다면서요?
안 시인의 절필 소식을 한겨레를 통해 읽으면서 같은 작가회의 소속의 시인으로서, 전교조 해직 동기로서, 무엇보다 동년배로 동시대를 살아온 동지이자 친구로서 그 참담한 심정이야 이해하지만 선뜻 동의할 수는 없더군요. 페이스북이나 다음아고라 등에서 보이는 반응도 대체로 냉소적인 것 같고요.
개인적으론 안 시인의 절필선언에 담긴 진정성을 조금도 의심하거나 폄훼하고 싶지 않지만, 솔직히 이 시점에서 느닷없이 절필을 선언하고 나선 데는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특정 정당과 특정 후보캠프에 관여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책임지는 자세로는 보이지 않기 때문이었지요. 이러니 상황이 좋을 땐 앞에 나서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절필을 핑계로 뒤로 물러서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법하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물론 시인이 붓을 꺾는다는 것은 더 이상 뾰족한 수가 없는 사람이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배수진을 치는 것처럼이나 나름의 절박한 선택이겠지만, 양대 선거 후 좌절과 실의에 빠져있던 사람들이 다시 하나 둘......, 촛불을 켜들고 거리로 나서는 이 시점에서 ‘절필선언’ 말고 딱히 다른 방법이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인데요.
‘짝’이란 도대체 무엇일까요. 새삼 ‘동지’래도 좋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