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장독대 수국 같은 아, 당숙모!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장독대 수국 같은 아, 당숙모!

오인태 시인
2013.07.19 07:40

<27>건진국수와 '당숙모'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건진국수’와 ‘지물국수’를 아시나요?

오늘 이른 저녁밥은 바로 ‘건진국수’입니다. 또 국수냐고요? 요즘 당최 입맛이 없어서요. 이럴 때는 뭐니 해도 목 넘김이 좋은 국수가 최고죠. 특히 여름철에는요.

요 근래에 까마득히 잊고 있었던 두 개의 낱말을 한꺼번에 되찾았는데요. 하나는 안도현 시인이 한겨레 기명칼럼 ‘안도현의 발견’에서 안동 ‘건진 국수’를 소개해서 찾은 ‘건진국수’이고요. 그렇다면 ‘지물국수’도 있지 않을까 싶어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정말 ‘지물국수’ 또는 ‘제물국수’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찾은 게 바로 ‘지물국수’이지요. 건진국수와 지물국수!

어릴 적 기억을 더듬어보면, 서북부경남에서는 국수를 조리방법에 따라 건진국수와 지물국수로 나눴는데요. ‘건진국수’는 말 그대로 국수를 삶아 건져내서 따로 만들어 식힌 국물에 말았던 국수고요. ‘지물국수’는 김치나 멸치를 넣어 우린 그 국물(제 물)에 국수를 넣어 한 번 더 끓인 국수였지요. 어탕국수가 대표적인 지물국수(제물국수)인 셈인데요, 지금도 함양이나 거창에 가면 어탕국수를 하는 곳이 더러 있지요?

건진국수든, 지물국수든 입맛 없는 시절엔 국수라도 목구멍에 넘겨서 한 철 넘겨보자는 건데요, 국수를 거꾸로 읽으면 수국이잖아요. 어쩐지 당숙모를 떠올리게 하는 꽃, 그 수국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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