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블루베리 흑초와 덕산곶감, '언어탐구'

작년에 은행에 입사한 제 큰애 얘기를 한 적이 있지요? 걔가 이번에 차를 샀는데, 폭스바겐골프를 샀더라고요. 전화로 그 소식을 듣고 내심 충격을 좀 받았는데요, 처음으로 차를 사면서 한마디 상의를 하지 않은 것도 그렇지만, 어떻게 외제차 살 생각을 했을까, 해서지요.
그래서 이번 추석에 물어봤지요. “왜 외제차냐”고, 그랬더니 스스럼없이 “연비가 좋잖아” 그러는 거예요. 찻값은 3천만 원쯤 하는 모양인데 연비는 국산차보다 월등히 좋다하네요. 게다가 폭스바겐은 대부분 경유차라니......, 할 말이 없었지만, 그래도 가슴 한켠이 착잡해지는 건 어쩔 수 없더군요. 다른 건 몰라도 자동차처럼 고가의 제품은 국산품을 써야 애국하는 길이라고 믿고 있는 세대로서 어쩔 수 없는 격세지감이겠지요.
사실은 그저께 ‘자발적 애국심’을 슬며시 들먹였던 내막이 여기에 있는 건데요, 요즘 같은 세상에 자식이 외제차를 샀다고 나무랄 수 있는 일인가, 국산품애용이 애국이 맞긴 한가, 민족주의적 계몽만으로 애국심이 고취되고, 발휘될 것인가......,
선입감 때문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이명박정부 들어서서 가장 먼저 목격한 사회현상이 외제차가 부쩍 늘어 활개를 치고 다닌 일이어서 눈살을 찌푸렸는데, 내 자식이 그 대열에 들어서다니 이거 울어야할지, 웃어야 할지......, 정부나 기업에서는 지금 우리 국민들의 이런 복잡한 심사를 알기나 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