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신문지 회장님을 위한 변명

[기자수첩]신문지 회장님을 위한 변명

이지혜 기자
2013.10.07 06:00

"항공사 내부적인 이유로는 30분~2시간씩 연착하는 것은 괜찮고, 고객 사정으로는 1분 전에 도착했다고 해서 안 태워주는 게 말이 되는가?"

"얼마 전에 국내선 출발시간에 늦을 것 같아서 이번에 문제가 된 항공사에 미리 전화를 했더니 3분이나 늦었는데도 태워줬는데..."

최근 한 의류업체 회장이 김포-여수 국내선 항공기를 타지 못해 신문지로 공항 직원을 때린 것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항공사 정시출발' 문제가 네티즌들의 도마 위에 오르내리고 있다.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이유야 어떻든 간에 기업 회장이 공항 직원을 신문지로 가볍게라도 친 사건은 분명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은 이번 사건의 여러 원인 중 하나로 '항공사 정시출발' 원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분명히 출발시간 전에 탑승 게이트에 고객이 나타났다면 해당 항공사에서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라도 다른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회장 일행을 태워줘야 하는 것 아니었느냐는 주장이다.

어찌보면 논리가 약한 이같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이번 사건과 정반대로 항공사 내부 이유로 몇 시간씩 출발이 지연돼 승객들을 애태우게 했던 적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실제 한 리조트업체 관계자들은 지난 8월말 국제 수하물이 들어오는 전 과정의 취재를 위해 방송사 취재진과 제주공항으로 떠나야 했지만 비행기 연착으로 일이 틀어졌다. 이 일행은 출발시간 직전에야 J항공사로부터 "안전 운항을 위한 정비 등의 이유로 잠시 비행기가 지연된다"는 통보를 받았다.

그러나 해당 항공사가 말한 '잠시'는 장장 2시간이었다. J항공사는 "비행기를 운항할 수 없어, 인천공항에서 대체 비행기를 김포공항으로 이동시키고 있다"며 식사쿠폰 1장씩을 승객들의 손에 쥐어주었다. 이 일행은 제주공항에 예정시간보다 5시간 늦게 도착했고, 이후 취재는 엉망이 됐다.

이 기업체 관계자는 "항공사 내부 문제로 비행기가 지연될 때는 무슨 이유인지조차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으면서 몇 시간씩 기다리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출발 1분 전에 왔다고 승객을 태워줄 수 없다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제 승객은 물론 항공사도 정시출발 원칙을 절대적으로 지켜 더 이상 공항에서는 유사한 폭행사건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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