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칼 들고 나라 지키는 칼국수!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칼 들고 나라 지키는 칼국수!

오인태 시인
2013.10.14 07:40

<63>고구마칼국수와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사람이 보고 싶다'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000씨의 직장동료들이 “000씨의 딸 00이를 찾습니다!!!”라는 제목으로 00이의 사진과 함께 올린 포스팅을 담벼락에 공유했더니 세 시간여 만에 어느 분이 댓글로 “00이를 찾았다”는 소식을 알려주더군요. 하도 살벌하고 마뜩찮은 일들뿐이라 텔레비전은 아예 코드도 빼놓고 지내는 요즘, 그래도 이렇게 안타까운 일에는 서로 걱정해주고, 즐거운 일은 기뻐해주고, 궂은일은 위로해주는 ‘보이지 않는 이웃’들이 있기에 희망을 놓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것이겠지요.

그런데요, 우리는 내 문제나 내 아이의 문제나 당장의 일은 극성이다시피 챙기면서 언젠가는 우리가 챙겨줄 수도 없는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서는 왜 무심할까요?

과연 우리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었을 때 민주국가의 국민으로서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온전히 누리며 살 수 있을까요? 국가로부터 인간의 존엄성과 인권을 보호받을 수 있을까요? 안정적인 일자리는 있을까요? 물은 맘 놓고 마실 수 있을까요?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는 충분할까요? 원전은 안전할까요? 전쟁걱정은 안 해도 될까요?

물론 이런 걱정이 단지 기우이길 바라지만, 적어도 지금 우리들의 모든 결정과 선택들이 우리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아이들의 미래에 닿아있다는 생각을 하자면 너무 답답하고 안타까운 날들이어서 말입니다.

칼국수인데요, 다들 칼을 들고일어나서라도 나라는 지켜 물려줘야하지 않겠냐는 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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