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신·한국의 아버지' - 독재자가 남긴 마지막 말

#1979년 10월26일 저녁 7시 청와대 옆 궁정동에 위치한 안기부 관할 안가(安家). 당시 박정희 대통령과 중앙정보부장, 경호실장, 비서실장은 유명 여가수가 직접 부르는 노래를 들으며 여대생이 따르는 위스키를 마시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분위기가 무르익어갈 무렵 중앙정보부장과 경호실장 사이에 언쟁이 벌어졌다. 그 다음 순간···. 정보부장이 권총을 꺼내 경호실장의 가슴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고 이어 대통령에게도 총구를 겨눈다. 저녁 7시40분 총탄을 맞고 쓰러진 대통령을 뒤로한 채 정보부장은 방을 나선다.
2005년 10월 좌파 이념의 이상향이 한국을 암흑세계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한 소설 '디스토피아'를 출간한 홍상화씨가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순간을 다룬 가상소설 '신·한국의 아버지'를 펴냈다. '독재자가 남긴 마지막 말'이란 부제가 달린 이 소설은 박 전대통령이 총탄을 맞고 절명하기 직전 15분 동안 유언을 남겼다면 어떤 말을 했을까를 가상해 그려냈다.
이미 여러 드라마와 영화에서 박 전대통령이 총탄을 맞은 그때를 다뤘다. 그만큼 많은 이가 그의 마지막 순간을 궁금해 한다는 방증이며 이를 소설로 완성한 점이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이다. 현대문학가인 홍상화씨는 친일인사, 한국의 아버지, 독재자란 다양한 평가를 받는 박 전대통령에 대한 독자의 판단을 돕기 위해 절명 직전 15분을 상상해봤다고 한다. 가상의 유언을 통해 박 전대통령의 공과를 독자들이 평가해주길 바라는 것이다.
"사랑하는 아내의 가슴에 흉탄을 박아 피를 쏟게 했고 그래서 외로운 생애를 살다가 어린 아들을 남겨놓고 흉탄으로 인생을 끝마쳐야 하는 불쌍한 독재자의 기구한 운명을 너무 가혹하게 다루지는 말아다오. 이제 내가 국민에게, 조국에, 조국의 산야에, 조국의 역사에 바라는 것은 망각이다. 사랑하는 역사에 버림받고서도 자기를 미워만 하지 말아달라고 비는 불쌍한 남자로만 기억해다오!" 소설 속 박 전대통령은 숨이 멎기 직전 이렇게 유언을 남긴다.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아내의 모습이 아른거리고, 어린 자식들을 두고 먼저 떠나야 하는 미안함에 가슴이 저미고, 사랑하는 조국에 미워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하는 소설 속 그의 마지막 한마디 한마디가 애절하다.
◇신·한국의 아버지=홍상화 지음. 다트앤 펴냄. 110쪽.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