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직전(直前)

남북의 분단은 한반도만의 문제가 아니라 동아시아 전체의 문제이고, 남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남남, 지역, 세대 갈등의 주요 변수로서의 문제이기도 하다. 분단이 우리 사회가 극복해야할 최우선 과제인가 하는 데는 재론의 여지가 있지만, 함께 고민하고 궁극적으로는 해결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임은 분명하다.
최근 우리 사회에 통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그러나 통일을 마치 무슨 복권 당첨이나 횡재인양 여기는 '통일대박론'적 사고에는 반대한다. 통일은 충분한 준비와 서로를 이해하려는 진지하고도 성실한 노력을 통해 점진적으로 이를 수 있는 지점인 것이다. 그런 만남 그런 통일이 오래가니까.
임진각 철조망은 분단 60년의 상징이자, 우리 시대 고통의 실제다. 철조망을 오선지로 보는 것은 순진한 시적 발상일 뿐이다. 하지만 작은 새 한 마리가 철조망에 음표처럼 앉아 음악을 만들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잃고 싶지 않다. 어떤 일이 일어나기 직전, 기대감으로 가슴이 타는 것은 시인에게만 있는 일이 아닐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