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웃음을 끌고 가는

휠체어에 앉아 있는 여자와 휠체어를 밀어주고 있는 사내의 관계는 알 수 없다. 부부든 연인이든 상관없다. 다만 그들이 미소와 웃음으로 늦은 봄날을 다정하게 걸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도드라지게 아름답다. 휠체어가 시멘트바닥에 있는 턱을 넘어갈 때 덜컥,하고 튀어나온 여자의 미소, 미소에 화답하는 사내의 웃음, 모두 환하고 따스하다. 여자는 사내에게 미안하고 사내는 여자에게 고마웠던 것일까.
생의 내력은 몸에 쌓인다. 내력은 이성적 통제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순간마다 그만 있는 그대로 몸 밖으로 새어 나오고 만다. 표정, 몸짓, 말투, 심지어 숨소리로도 내력이 흘러나온다. 몸이 하는 말은 막을 수도 숨길 수도 없다. 덜컥, 새어 나온 여자의 어색하지만 밝은 미소에는 불편한 몸으로 살아온 사연이 배어있다. 불편한 몸으로도 잘 버텨주고 함께 있어준 것이 고맙다고 화답하는 듯한 사내의 웃음은 또 얼마나 소박하고 씩씩한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