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된 역·고층빌딩…탐험은 정글서만 하는 게 아니다!

폐쇄된 역·고층빌딩…탐험은 정글서만 하는 게 아니다!

이언주 기자
2014.07.05 05:22

[Book] '도시해킹'··· 탐하라, 허락되지 않은 모든 곳을

'도시해킹'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도시탐험과 공간해킹의 합성어 '도시해킹'.

책 제목이기도 한 도시해킹은 초고층빌딩이나 지하땅굴을 좋아하는 별난 취미도,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다. 도시의 금지구역을 공간해킹 하여 시민의 진정한 공간적 자유를 되찾으려는 21세기의 새로운 문화일 뿐. 목표에 진입하기 위해 기울이는 노력은 20세기 탐험가들과 다를 바 없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저자 브래들리 개럿은 옥스퍼드대학교의 안락한 연구소 사무실을 뛰쳐나와 유럽과 미국을 휩쓸던 '도시해킹'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최초로 학문적 접근을 시도했다. 영국 최고의 도시해킹 공동체(LCC)는 런던의 폐쇄된 지하철역을 탐험하고, 파리하수도를 횡단하고, 300미터짜리 EU 최고층빌딩 '더 샤드'를 맨손으로 오르고, 구 소련잠수함에 몰래 잠입한다.

그는 도시탐험대의 작업이 도시의 권력을 시민들이 되찾는 일들 중 하나라고 해석한다. 도시해킹은 정부가 금 그어놓은 경계를 넘어가면서 일반인들도 '금지의 경계'란 무엇인지 생각할 기회를 준다.

이 책에는 저자 외의 인물들은 닉네임이나 가명을 썼다. 공간해킹이 미약하나마 엄연한 불벌행위이기 때문이다. 괴짜들의 이 흥미진진한 탐험을 책에서 만나는 셈이다.

'도시해킹'은 2013년 영국에서 출간되어 1달 만에 베스트셀러에 등극하고 '가디언 선정 2013 올해의 책'으로 선정됐다. 같은 해 미국에서도 출간됐고, 한국에서는 오는 10일 출간될 예정이며, 9월에는 프랑스에서도 번역 출간될 예정이다.

행동하는 도시인류학자 저자 브래들리 개럿의 이력도 재밌다. 2012년 3월 EU(유럽연합)이 완성한 가장 높은 마천루인 '더 샤드'를 앞서 '공간해킹'한 주역. 젊은이 하나가 삼엄한 경계를 뚫고 시공 현장을 모두 둘러보고 글과 사진을 기록으로 남기자 BBC, 더 타임즈, 가디언 등에서 대서특필하며 스타가 됐다. 유럽과 미국으로 번진 '공간해킹' 문화의 주역이다.

가만, 재개발이 유행인 한국은 도시해킹이 가능할까. 발밑의 맨홀 뚜껑 속, 천 만여 명이 사는 서울의 지하를 탐험할 당신은 누구?

도시해킹은 메디치미디어의 '지식 여행자' 시리즈 4탄이기도 하다. '헤밍웨이의 집에는 고양이가 산다'를 시작으로 '나는 좀비를 만났다', '이상한 조류학자의 어쿠스틱 여행기' 3편이 앞서 출간됐다.

◇도시해킹= 브래들리 L. 개럿 지음. 오수원 옮김. 메디치미디어 펴냄. 368쪽. 1만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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