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나는 한국에서 죽기싫다'…"당신의 마지막은 어떻게 취급되는가?"

죽음이 화두인 세상이다. 자고자면 수많은 대형사고와 참사가 이어진다. 이유를 알 수 없는 불치의 병을 만나 죽음에 직면하는 사례도 늘어난다. 죽음 앞에 냉정하다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예상하고 준비하고 연습하는 게 필요한 때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다보니 '어떻게 살 것인가' 말고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이 성립된다. 더욱이 '죽음에 눈앞에 있다면'을 전제로 한 구체적인 질문이다.
저자는 임종의료 의사다. '웰 다잉' 문화를 확산시키고자 하는 생각이 한국교육방송공사(EBS)의 <명의>로 방영됐고 그 내용이 책으로 엮어졌다.
저자는 '죽는다는 게 뭐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철학이나 의학 혹은 사례를 통한 감동 에세이가 아닌 실제 죽음을 지켜봐온 의사가 본 죽음의 현실적인 '민낯'을 보여준다.
제목 '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에서 드러나듯 저자는 우리 사회의 '죽음의 질'이 얼마나 낮은지, 죽음으로 가는 과정이 얼마나 비인간적인지를 꼬집는다. 저자가 "우리 사회는 죽을 때 가장 비참한 나라"라고 말하는 이유는 '죽음은 개인이나 한 가족의 문제인 동시에 이 땅에서 살아온 국민으로서 누려야할 권리인데도 이것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다.
예고된 죽음은 경제적·사회적·윤리적 갈등을 가져온다. 연명의료와 완화의료의 선택, 호스피스로의 전원, 통증관리나 인공호흡기의 사용, 임종 장소와 장례 방법 등 반드시 결정해야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선택에서 당사자의 의지나 결정권에 대한 문제 뿐 아니라 가족의 부담이 너무 크다는 점을 주목한다. 국내 의료법은 '연명' 의료 중단에만 초점이 맞춰져있고 호스피스나 완화의료는 제도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죽음을 대처하는 일이 개인과 가족의 책임만으로 돌리기에는 해결할 수 없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사회와 제도가 이것을 최소한의 범위라도 보장해야한다는 의미다.
죽음은 '내 죽음에 대한 취급'의 문제다. 동시에 관계에 대한 배려다. 2012년 6월 월드리서치에서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웰 다잉에 대한 인식 조사를 했다. 잘 죽기 위한 요소를 묻는 질문에 가장 높은 답은 '다른 사람에 대한 부담을 주지 않는다'(36.7%)로 나왔다. 한림대학교 생사학연구소, 한국죽음준비교육원 등 죽음 준비를 교육받을 수 있는 곳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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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에서 죽기 싫다=윤영호 지음, 엘도라도, 288쪽, 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