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 콘돔 활용부터 배변까지, 색다른 여행안내

Q)해외여행을 떠날 때 꼭 챙겨야할 물건은?
A)콘돔
콘돔이 해외여행 필수품이라니 '묻지마 관광' 이야기가 아니다. 미국의 인류학자 로버트 고든은 "오지를 여행할 때, 콘돔은 비상용 물통, 카메라와 휴대전화 보호, 지혈대 등 72가지의 원래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는 로버트 고든이라는 인류학자가 쓴 독특한 여행안내서다. 인류학은 사회과학 중 가장 성찰적인 학문이며 세계를 돌아다녀야 한다는 학문적 특성을 갖고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인류학자는 인류 최강의 여행 전문가 집단이기도 하다.
또한 자기와 다른 사회와 다른 인간을 학문 탐구의 대상으로 하기에 여행자와 인류학자는 놀라울 정도로 공통점이 많다. 역사적으로 세계여행의 확산과 인류학의 발전이 같은 궤도를 걸었다는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에는 여행자들이 다른 곳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해외여행의 알토란같은 정보들이 담겼다. 먹고 자는 것만큼 '배설'도 중요한 문제인데 여행을 떠나기 전 그것에 대한 고민을 하진 않는다.
저자는 여행안내서나 여행기에서도 의아하리만치 간과하는 '화장실' 문제 해결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알려준다. 아직도 전 세계 30% 인류는 공개배변을 한다. 화잘실 문제는 가장 기본적인 '문화' 차이를 극복하는 과정이다.
우리가 해외 자유여행에서 고민하다 패키지여행으로 선택지와 방법을 바꾸는 이유는 두려움 때문이다. 전염병이나 치안이 불안하진 않을까. 괜히 사서 고생하는 게 아닐까. 그런 두려움이 우리를 '관광객'으로 만들었다.
저자는 우리에게 묻는다. "당신은 '관광객'이 될 것인가? '여행자'가 될 것인가?" 당신의 행선지가 프랑스의 파리든 인도의 바라나시든, 노련한 여행자이든 지금 막 해외여행을 시작하는 초심자이든 좋은 여행의 길잡이가 돼준다.
◇인류학자처럼 여행하기=로버트 고든 지음. 유지연 옮김. 펜타그램 펴냄. 344쪽/1만6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