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니가 기자냐?’… 안에서 본 기자, 밖에서 본 언론

‘언론고시’라는 말이 있을 만큼 기자를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제4의 권력이라 불리는 언론이 사회적으로 대접을 받으면서 기자는 오래전부터 인기직종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언론 경쟁이 심화되고 근무환경이 열악해지면서 기자를 바라보는 시선은 예전 같지 않다. 종이 신문의 침체와 함께 기자도 구조조정의 대상이 되는가 하면,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발달로 기자의 영향력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경쟁과열로 자극적인 문장, 부정확한 사실 전달이 범람하면서 ‘기레기(기자 쓰레기)’라는 말로 조롱을 받기에 이르렀다.
‘니가 기자냐?’는 한국일보에서 26년간 기자로 현장을 누빈 정재용씨가 언론계 안팎을 경험하며 기록한 증언들을 생생하게 담은 책이다. ‘니가 기자냐?’라는 도발적인 책 제목은 기자는 누구이고 어떻게 취재해 글을 써야하는지 역설적으로 되묻는 동시에 바람직한 기자상을 제시한다.
“기자는 나이가 어려도 취재현장에서는 자신이 속한 언론사를 대표한다. 당당해야 한다는 말이다. 언론은 국민의 행복한 삶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할 의무가 있다. 부패하거나 인권을 침해하는 권력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다.”
책의 내용은 철저히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엮었다. 특종과 낙종을 오가며 마감시간에 쫓기는 기자들의 피 말리는 일상은 물론,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씻지도 못하는 수습·사건기자 시절 겪은 취재기, 맥주컵을 소주잔으로 애용하는 기자들의 음주 행태 등을 풀어냈다. 기자 세계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그 이면을 재밌게 들여다 볼 수 있는 책이다.
기자 생활 후 저자는 모교인 건국대학교에서 홍보실장으로 8년 동안 일했다. 언론계에서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본 언론 환경의 변화와 신문의 위기, 언론과 홍보의 관계 등 진지한 고찰도 함께 담았다.
올 봄, 60세를 넘긴 나이에 다시 기자로 복귀한 저자는 “이 책이 언론계 후배들과 언론에 대해 알고 싶은 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기레기’가 아닌 기자가 되고 싶어 하는 이들이 일독할 만한 책이다.
◇니가 기자냐?=정재용 지음. 큰곰 펴냄. 304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