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佛 안무가 앙쥴렝 프렐조카쥬…말러 교향곡 위에 파격적 발레 입혀

착하고 청순했던 ‘백설공주’는 잊어도 좋다. 아니 기억한다고 해도 전혀 다른 이미지로 새롭게 각인될 것이다. 파격적이고 도발적인 춤으로 유명한 안무가 앙쥴렝 프렐조카쥬(57)가 200년 동안 세계인의 사랑을 받아온 그림 형제의 동화 '스노우 화이트'를 에로틱하면서 잔혹한 발레로 재탄생시켰다.
오는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발레 ‘스노우 화이트’는 프랑스 출신 현대무용가 프렐조카쥬의 작품이다.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브누아 드 라당스’ 안무상을 받았을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거장의 방문에 국내 무용 팬들이 들썩이고 있다.
1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프렐조카쥬는 “어둡지만 신비로운 분위기의 원작 위에 로맨틱하면서 모던한 구스타브 말러의 교향곡을 얹은 작품”이라고 ‘스노우 화이트’에 대해 소개했다.
하지만 교향곡 전곡을 통째로 삽입한 형태가 아니라 2번 2악장, 3번 3악장, 5번 4악장처럼 일부를 발췌해 극의 흐름에 맞게 엮었다. 그는 “말러의 교향곡을 듣고 있으면 큰 숨을 토해내는 듯한 느낌이 든다”면서 “커다란 새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비상하고 있는 이미지에 착안해 안무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프렐조카쥬는 ‘스노우 화이트’에서 가장 중요한 씬 두 개를 꼽았다. 첫 번째는 왕비가 공주에게 독사과를 건네는 장면이다. 그는 “사과를 매개체로 두 무용수가 마치 끈으로 연결돼 있는 것 같은 긴장감을 드러내려 했다”며 “폭력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에로틱함이 묻어나게끔 연출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왕자와 공주의 키스 씬이다. 프렐조카쥬는 이를 ‘환생’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무용수들에게 감정이 요동치는 느낌이 나게끔 연기하도록 주문했다”며 “사랑하는 여인의 죽음을 인정하면서도 거부하는 왕자의 복합적인 감정에 무게를 뒀다”고 덧붙였다.
이번 공연에서는 영화 ‘제5원소’, ‘나쁜 영화’ 등의 의상감독으로 참여한 장 폴 고티에의 의상도 만나볼 수 있다. 목이 파이고 두 다리가 드러나는 백설공주의 새하얀 의상과 몸에 달라붙는 검정색 왕비의 의상 등은 캐릭터를 관능적으로 보이게 하는 데 힘을 보탠다.
클래식 발레로 무용계에 입문해 현대무용으로 전공을 바꾼 프렐조카쥬는 발레와 현대무용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완성도 높은 공연을 만들어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스노우 화이트’를 비롯해 ‘로미오와 줄리엣’, ‘헬리콥터’, ‘봄의 제전’, ‘르 팍’ 등이 대표작이다.
입장료 3만~15만원. 문의 1577-52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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