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로산진의 요리왕국'…시대를 앞서나간 철학자 '일본요리의 전설'

'냉장고를 부탁해' '집밥 백선생' 등 셰프와 요리를 주제로 한 방송프로그램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연복 셰프와 백종원 셰프 등은 웬만한 연예인 못지않은 주목을 받는다. 1900년대 초 일본에선 이연복·백종원 셰프와 같은 요리실력은 물론 장인정신과 미식에 대한 철학을 갖춘 기타오지 로산진이 화제였다.
요리뿐 아니라 서예·도예·미술 등 다방면에서 재능을 뽐내며 다양한 책을 쓴 로산진은 요리에 관한 책으로는 '로산진의 요리왕국'을 유일하게 남겼다.
흔히 우리가 혀끝으로만 음식을 맛보지만 로산진은 미각이 전부가 아니라 귀에서 눈으로, 다시 코로 온 감각을 동원해 '미'와 '맛'의 조화를 즐기는 것이 바로 요리임을 강조하며 시대를 앞서나간 요리철학을 보여준다. 요리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지 않고 맛만 추구한다면 주인이 던져주는 대로 가만히 받아먹으면 행복해하는 개나 고양이와 비슷하다고 로산진은 지적한다.
로산진에 따르면 요리의 근본은 재료다. 능숙한 솜씨보다 좋은 재료가 절대적이다. 요리의 9할을 차지하는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고 즐기는 게 요리라고 말한다. '맛없는 것을 맛있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억지로 궁리를 짜내봐야 헛된 비용과 수고만 든다. 단순하지만 메밀국수는 메밀가루의 품질이, 스파게티는 밀가루의 품질이 맛을 결정한다.
이뿐만 아니라 은어·초밥·달걀찜·오이절임 등 다양한 요리에 대한 로산진의 소개는 입에 침이 고이게 만든다. 기본으로 돌아가 조미료 없이 담백한 로산진의 요리를 느낄 수 있다.
◇로산진의 요리왕국=기타오지 로산진 지음. 안은미 옮김. 정은문고 펴냄. 220쪽. 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