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색한 자리에서도 통하는 맛깔나는 음식이야기

어색한 자리에서도 통하는 맛깔나는 음식이야기

한보경 기자
2015.11.07 03:10

[따끈따끈 새책]‘음식이 상식이다’...아는 만큼 맛있는 뜻밖의 음식 문화사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낯선 사람과도 종종 밥을 먹는다. 이럴 때 음식 이야기를 꺼내면 분위기가 훨씬 부드러워지지 않을까. 같은 음식도 유래나 에피소드를 알고 먹으면 더 맛있기도 하다는 점에서 음식이야기는 일석이조다.

‘음식이 상식이다’는 중요한 비즈니스 미팅, 소개팅, 어색한 자리에서 서먹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데 효과만점인 음식이야기다. 80개에 달하는 음식의 유래 및 문화이야기, 음식 관련 에피소드들이 맛깔나게 담겨 있다. 미국에서 빵보다 못한 가난의 상징이던 ‘랍스터’, 카사노바가 즐겨 먹은 최고의 정력제 ‘굴’, 오랑캐의 머리를 대신한 제갈공명의 ‘만두’ 등 흥미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

패밀리 레스토랑에 가면 후식으로 나오는 열대 과일 리치(litchi)는 우리말로 ‘여지’라고 부른다. 갈색의 껍질을 벗기면 하얀 과육이 나오며 달콤한 과즙이 일품인 이 과일은 당 현종의 애첩 ‘양귀비’가 즐겨 먹었다. ‘양귀비’는 원래 현종의 열여덟 번째 아들 수왕 이모에게 시집왔지만 현종이 미모에 반해 자신의 후궁으로 삼았다. 며느리를 후궁으로 삼은 현종은 양귀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별별 짓을 다했는데 그중 하나가 ‘여지’다. 양귀비가 ‘여지’가 먹고 싶다고 하면 신하들은 어떻게든 신선한 여지를 갖다 바쳐야 했다.

프랑스 국왕 루이 16세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 사치와 향락을 일삼다 프랑스 혁명 당시 단두대에 오른 그녀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먹고 싶다던 음식은 거위 간 요리로 알려진 ‘푸아그라’(Foie gras)다. ‘푸아그라’는 송로버섯과 함께 프랑스 요리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요리로 국왕과 귀족들이 즐겨 먹었다. 그래서 ‘왕의 요리’로도 불리지만 잔인한 사육방법 때문에 ‘절망의 진미’라는 별칭도 붙었다.

‘푸아그라’를 만드는 방법은 잔인하기 짝이 없다. 거위나 오리를 움직이지 못하도록 좁은 공간에 가둔 후 거위 입에다 커다란 깔때기를 집어넣고 하루에 두세 번씩 불린 옥수수를 쏟아붓는다. 사료를 강제로 부어 넣으면 목구멍으로 잘 넘기지 못하기 때문에 이어서 물을 붓는다. 불쌍한 거위와 오리는 강제로 먹은 옥수수를 뱉지도 못하고 물과 함께 삼키는 생지옥을 3주 동안 겪어야 한다. ‘푸아그라’를 만드는 데 3주가 걸리기 때문이다.

◇음식이 상식이다=윤덕노 지음. 더난출판 펴냄. 400쪽/1만30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