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알바' 보다 못한…나는 시간 강사다

'맥도날드 알바' 보다 못한…나는 시간 강사다

백승관 기자
2015.11.07 03:19

[따끈따끈 새책]'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 나는 서른셋, 지방대학교 시간강사다. 내가 졸업한 대학교에서 일주일에 4학점짜리 인문학 강의를 한다. 내가 강의하는 학교의 강사료는 시간당 5만 원이다. 그러면 일주일에 20만 원, 한 달에 80만 원을 번다. 세금을 떼면 한 달에 70만 원 정도가 통장에 들어오는데, 그나마도 방학엔 강의가 없다. 70만원 곱하기 여덟 달, 560만 원이 내 연봉이다.

인터넷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에 연재된 에세이가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라는 책으로 나왔다. 현직 대학 시간강사가 쓴 대학원생과 시간강사의 삶, 그리고 대학 사회의 민낯을 고스란히 담았다. 저자는 내 삶이 비루하다고 불평하지도, 내가 이렇게 힘드니 좀 봐달라고 징징대지도, 이러한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지도 않는다. 그저 한 청년이 이렇게 꿋꿋이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고 있다고 보여줄 뿐이다.

지방의 대학교에서 '위기가 아닌 때 없던 인문학'을 배우고 가르치며, 학생도 교수도 아닌 캠퍼스의 경계에서 살아가는 저자의 이야기는 우리 사회의 현실을 투영한다. 진리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은 사실 기민하게 자본의 논리에 영합하며 특히 인문학은 돈 안 되는 학문으로 폄하되기 일쑤다. 대학원생들은 대학의 인적 자원으로서 '열정 페이'를 강요받는다.

저자는 대학원을 마치고 대학강사가 됐지만 맥도날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한다. 돈 벌이의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목적은 건강보험을 받기 위해서다. 저자는 맥도날드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학교 '시간강사' 보다 나은 노동자로 대우를 받는다. 맥도날드가 최저임금을 보장해주고, 4대 보험도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돈 안 되는 학문'을 공부하겠다는 '돈 없는' 대학원생들의 삶은 비루하다. 어찌하다 강의를 하게 되더라도 미래가 없는 고난의 길을 헤쳐나가야 한다. 이 '흥분할 만한'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이 책은 흥분하지 않은 어조로 차근차근 세상에 고백한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309동1201호 지음. 은행나무 펴냄. 244쪽/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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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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