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만 먹는데 살이 찐다? 다 '근거있는 이야기'입니다

물만 먹는데 살이 찐다? 다 '근거있는 이야기'입니다

박다해 기자
2016.03.26 03:14

[따끈따끈 새책] "진짜 내 체중을 찾자" 린다 베이컨의 '왜, 살은 다시 찌는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체중관리는 오랜 숙제다.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은 늘 짝꿍처럼 붙어 다닌다. 체중을 감량하는 일도 쉽지 않지만 감량한 뒤 유지하는 것은 더 어렵다. '평생 다이어트'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왜, 살은 다시 찌는가?" 인체 생리학과 운동과학, 체중에 관해 오랜 연구를 해온 과학자 린다 베이컨은 '뜨끔'할 정도로 직설적인 제목의 신작을 내놨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지원금을 받아 수행한 다이어트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쓴 책이다. 78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장기실험의 결과 보고서다.

그런데 "요요 없는 다이어트로 이번 여름에는 반드시 비키니 수영복을 입으리라" 생각하고 이 책을 집어든 이라면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체중은 날 때부터 유전적으로 정해져 있으며 다이어트는 살찌게 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한술 더 떠 "우리의 의지력은 결코 체중 감소에 저항하는 몸의 메커니즘을 이길 수 없다"며 "단기감량에는 효과가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 감량된 체중을 유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가히 독설 수준이다. 단, '근거 있는' 독설이다. "물만 먹어도 살찐다"는 이야기도 다 이유가 있다. 몸이 정해둔 '체중 메커니즘' 때문이다.

베이컨의 연구에 따르면 사람은 각기 다른 '설정 체중'(set point)을 가지고 있다. 영양, 호르몬, 혈당, 체지방 등 몸 상태를 가장 이상적으로 반영한 최적의 체중이다. 뚱뚱한 몸도 비쩍 마른 몸도 사람에 따라 이상적일 수 있다. 그는 우리가 열망하는 '날씬한 몸'이 모든 이에게 좋을 것이라는 통념이 근본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만약 '굶는 다이어트'로 몸무게가 설정 체중 이하로 떨어지면 몸 자체적으로 체중 조절 장치가 작동한다. 이 장치는 섭식을 유도하는 호르몬을 분비하고 입맛을 바꾸면서까지 지방을 원하게 만든다.

게다가 몸이 굶주릴 것에 대비해 설정 체중을 더 높게 재설정하면서 지방을 더 많이 저장하라고 명령을 내린다. 바로 자주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물만 먹는데도 찐다"고 말하는 이유다.

그럼에도 우리를 해로운 다이어트로 내몬 일등 공신은 바로 비만과 과체중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다. 사실 체질량지수에 따른 정상체중군보다 과체중에 속한 사람들이 실제로 더 오래 산다. 이들이 당뇨병, 고혈압, 동맥경화증 같은 성인병 발병 확률도 더 낮다는 사실은 이미 학계에서 오래전에 입증된 사실이다.

저자는 그러나 비만에 대한 잘못된 이익으로 이익을 받는 산업계의 카르텔이 작동한다고 꼬집는다. 미디어, 식품업계, 제약회사, 의사와 다이어트 전문가, 심지어 정부까지 비만을 질병 내지 죽음의 병으로 둔갑시키는 것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사실 체중에 낙인을 찍는 사회를 바꿔나가는 것이다. '48kg'처럼, 미디어가 만든 이상적인 수치에 체중을 억지로 맞추지 않고 '나의 적절한 체중'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자는 '배고픔'과 '배부름'이란 내부 신호를 듣고 진정한 미각을 찾는 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몸무게에 집착하며 무리하게 굶거나 운동하기보다 생활습관의 총체를 바꾸라고 조언한다. 남이 좋다는 식품에 솔깃하지 말고 충분한 휴식과 잠도 필요하다.

'먹는 즐거움'을 누리면서 건강하게 사는 법, 허기를 즐기는 법, 음식 중독에서 벗어나는 법…저자는 다이어트의 허상을 날카롭게 지적하면서도 건강한 삶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왜 살은 다시 찌는가=린다 베이컨 지음. 이문희 옮김. 와이즈북 펴냄. 344쪽/1만 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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