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파리지엔은 남자를 위해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는다'…프랑스 여자들의 사랑·패션·나쁜 습관까지

화장기 없는 얼굴에 부스스한 머리, 대충 걸친 트렌치 코트, 그 안의 노브라 티셔츠. '프랑스 여자'라고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다. 샤넬과 랑콤의 뮤즈이자 모델 겸 사업가인 캐롤린 드 메그레도 전형적인 '프렌치 시크' 스타일의 파리지엔이다.
하지만 그녀가 말하는 '프렌치 시크'란 그런 게 아니다. 헝클어진 머리에 오버사이즈 재킷을 걸치고 흉내 내는 것 만으론 부족하다. 진정한 '파리지엔 다움'은 누가 뭐라든 자기만족을 실현하는 데 있다고 말한다.
세 명의 파리지엔 절친들과 펴낸 책 '파리지엔은 남자를 위해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는다'에 그 방법들이 담겨 있다.
저자들은 프렌치 시크란 패션이 아니라 애티튜드(Attitude) 즉, 삶의 태도에서 시작한다고 강조한다. 삶의 중심에 '나 자신'을 두는 태도 말이다. 그녀들은 남자의 비위를 맞추지 말 것, 나 자신을 최우선으로 판단할 것을 요구한다.
그래서 파리지엔에겐 미니스커트도 남자를 유혹하고 싶다는 신호가 아니다. 그것은 '자유롭고 싶다'는 신호다.
최초의 미니스커트도 1920년대 초 테니스 선수 쉬잔 랑글렌이 디자이너에게 올림픽용 스커트를 의뢰하면서 시작됐다. 미니스커트는 그렇게 랑글렌 패션과 함께 '남성적이면서도 남성적이지 않은' 새로운 패션 장르로서 탄생한 것이다. 그러니 단지 남자를 유혹하려는 용도로 미니스커트를 입는 것은 미니스커트에 대한 모욕인지 모른다.
파리지엔의 애티튜드는 '엄마'가 돼서도 바뀌지 않는다. '임신중'이라는 말은 나의 상태를 서술하는 말이지 나의 본질을 규명하는 말은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완벽한 어머니는 꿈도 꾸지 않는다. 대신 '아이는 왕이 아니다, 나의 일부다'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회사 일과 동시에 아이를 교육하는 것도,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포기하지 않는다. 여자의 일상은 뒤죽박죽 엉망이 되지만 언제나 아이와 함께하고 나 자신을 지켜낸다. 프랑스 여자는 이러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라 생각한다.
여권이 신장 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로서의 '여성 혐오'도 짙어지고 있다. 한국 사회에선 '김치녀'란 표현도 서슴없다. 여성들 스스로도 '개념녀'와 '된장녀' 사이에서 자기 검열을 반복한다. 이 책이 그런 한국 여성들에게 '삶의 중심은 나'라고 외치는 법, 내 안의 파리지엔 찾는 법을 알려줄 것이다.
◇파리지엔은 남자를 위해 미니스커트를 입지 않는다=캐롤린 드 메그레, 안 베레, 소피 마스, 오드레 디완 지음. 허봉금 옮김. 민음인 펴냄. 272쪽/1만4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