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상류의 탄생'…바른 사회적 태도·행동의 품격이 곧 진정한 '상류'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는 억만장자다. 이런 그를 미국인들은 '상류계층'이라고 볼까? 미국 뉴욕에서 40여년 째 생활하고 있는 김명훈이 쓴 신간, '상류의 탄생'에 따르면 답은 '노'(No)다.
저자는 미국에서 '상류'라고 부르려면 그 사람의 태도와 행동이 '상류적 가치'에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막말을 일삼고 인간적 품격, 즉 인격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트럼프가 상류냐는 것이다.
저자는 '땅콩 회항'을 비롯한 한국 재벌가 등의 이른바 '갑질'을 비판하는 한편 진정한 '상류'의 조건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한국에서 종종 전해지는 대기업 재벌 2세의 이른바 ‘갑질'은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뜻하는 소시오패스(Sociopath)에 가깝다. 성공한 사람 중 상당수는 도덕 불감증이 심한 데다 타인의 감정에 무딘 소시오패스적 특징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저자는 한 사람이 '상류'로 평가받으려면, 그의 태도와 행동이 모두 상류의 가치와 맞닿아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에서 상류의 가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 자신의 재산과 지위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 통한다는 게 그의 분석이다. 한국에서 상류를 결정짓는 척도가 경제력과 권력인 것과 다른 맥락이다.
저자는 가족들이 모두 앞장서서 군에 복무한 케네디가의 일화나 신입 공무원 신분으로 거대 제약 회사에 맞서 위험성이 있는 성분의 약을 막아낸 프랜시스 올덤 켈시 박사의 일화 등이 상류의 가치를 보여준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언론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이와 같은 상류적 가치를 적극적으로 소개하는 것은 곧 한 나라의 품격과도 연관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인, 기업가, 공무원, 전문직 종사자 등 이른바 '성공한 이'들과 '힘을 가진 이'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국민이 주목하고 모범으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민들이 책임 없이 권력과 재산을 탐하는 무늬만 상류를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 사회에서 상류가 누구인지 묻는 것은, 그 사회의 중요한 가치를 묻는 것과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아울러 개인에게 품격이 있듯 국가도 품격이 존재한다고 봤다. 이를 다른 식으로 표현하면 ‘국가 브랜드'다. 이 말을 처음 만든 사이먼 안홀트는 2014년 영국의 정책컨설팅 전문가그룹과 함께 ‘좋은 나라 지수’를 조사해 발표했다. 유엔과 세계은행, 비정부기구 등의 광범위한 자료를 토대로 인류 공동선(共同善)에 대한 국가별 기여도를 평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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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조사 대상이었던 125개국 가운데 47위에 불과했다. 과학기술, 문화, 국제평화와 안보, 환경과 기후, 건강과 복지 등이 주요 평가항목이었던 조사에서 상위권 국가는 대체로 북유럽의 복지 국가들이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었던 건 국민들이 자기 삶의 질에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가일수록 인류에 대한 공동선의 실천에도 적극적이라는 사실이다.
◇상류의 탄생=김명훈 지음. 비아북 펴냄. 280쪽/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