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주년 맞은 창작발레 '심청'…"부모와 자식 간 '진한' 사랑 느껴보세요"

30주년 맞은 창작발레 '심청'…"부모와 자식 간 '진한' 사랑 느껴보세요"

박다해 기자
2016.06.08 03:10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 "난해하지 않고 볼거리 많아 발레 초심자들에게도 제격"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직접 '심청' 역으로 무대에 올랐던 주인공에서 이제는 작품을 올리는 단장이 됐다. 그는 이번 30주년 기념 공연에서 카메오로 출연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은 직접 '심청' 역으로 무대에 올랐던 주인공에서 이제는 작품을 올리는 단장이 됐다. 그는 이번 30주년 기념 공연에서 카메오로 출연할 예정이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토슈즈를 신은 심청이 탄생한 지 어느덧 30년이 됐다. 창작발레 '심청'은 1984년 유니버설발레단 창단 때부터 기획된 작품으로 30년 동안 조금씩 수정, 보완을 거치며 대표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오는 10일부터 18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르는 이번 공연에선 30주년을 기념해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을 포함, 김인희 서울발레시어터 단장, 박선희 전 유니버설발레단 수석무용수, 전은선, 강예나 등 역대 '심청'이 카메오로 출연한다.

문훈숙 단장에게 이번 '심청'은 더욱 특별하다. 과거 무대에 직접 올랐던 '심청'에서 이제는 작품을 올리는 단장으로 맞이하는 작품이기 때문. 그는 1986년 초연 당시를 여전히 생생하게 기억한다.

"20대 초반에 ('심청'의) 첫 의상디자인을 맡았던 실비아 탈슨의 작업을 옆에서 봤었죠.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분이었는데 당시 '한국 문화가 나의 혈통이라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나의 유산(heritage)을 찾는다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다'고 하셨어요."

동양의 이야기와 서양 무용의 독특한 결합, 발레 '심청'의 탄생은 세계 각 국의 예술가들이 참여했기에 가능했다. 문 단장은 "사실 동양과 서양의 문화를 융합시키는 것이 잘못하면 굉장히 촌스러울 수가 있다"며 "(심청을) 올릴 때마다 예술감독들이 이렇게, 저렇게 하면 어떨까 논의하며 손보신 부분이 많다"고 털어놨다.

창작 당시 제1대 유니버설발레단 예술감독이었던 안무가 애드리언 댈러스와 작곡가 케빈 바버 픽카드는 한국의 정서와 궁중의 문화를 알기 위해 한국역사를 공부하며 작품에 매진했다. 대본과 무대는 지난 4월 작고한 원로문화예술평론가 박용구와 김명호 등 한국 스태프가 맡았다.

그는 "서양인이지만 한국문화를 충분히 아시는 분들이 작업하다 보니까 기본 틀이 굉장히 탄탄하게 세워진 것 같다"며 "기초 과정이 워낙 잘 다져졌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호응도가 높은 것 같다"고 했다.

창작발레 '심청'의 3막에서 심봉사가 딸 심청과 재회해 눈을 뜨는 장면.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창작발레 '심청'의 3막에서 심봉사가 딸 심청과 재회해 눈을 뜨는 장면.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심청'은 발레 초심자를 위한 작품으로도 '제격'이라는 것이 문 단장의 설명이다. 실제로 '심청'의 관객층은 아이들 손을 잡고 삼삼오오 찾은 부모들부터 할머니·할아버지 등 노인층까지 다양하다. 그는 다양한 연령층이 호응하는 이유로 "난해하고 추상적인 표현이 없는 것"을 꼽았다.

"전체 3막의 무대장치와 의상이 다 바뀌어 볼거리가 많아 눈이 즐겁죠. 전래동화 그대로 정이 가고 편안한 가족발레로 보시면 될 것 같아요."

그는 놓치지 말아야 할 명장면으로 1막의 선원들의 춤, 2막의 바닷속 장면, 3막의 궁녀들의 춤을 차례로 꼽았다.

"남성 무용수들의 군무인 '선원들의 춤'은 항상 호평을 받는 부분이예요. 여성 무용수들의 '궁녀들의 춤'은 우아하고 한국적인 라인이 돋보이죠. 남성의 강한 춤과 여성의 서정적인 춤이 대비되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좋아요. 2막의 바닷속 장면은 서양도, 동양도 아닌 환상의 세계니까 분위기가 또 확 달라지는 것이 특징이죠."

관객들이 가장 많이 기억하는 장면은 3막에서 왕과 심청의 2인무 '문라이트 파드되'다. 창작 발레 2인무 가운데 가장 아름답다는 평가를 받는다. 심청이 인당수에 빠지는 수중장면은 영상을 활용했다. 스튜디오를 따로 빌려 14시간 가까이 촬영할 정도로 공을 들였다.

훌륭한 안무와 음악, 조화로운 의상과 무대장치…발레 '심청'이 30년 동안 이어질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럿. 하지만 문 단장은 여전히 가장 큰 요소는 '부모와 자식 간 사랑'이라는 주제의식을 꼽는다.

"3년 전에 '심청'을 연습하는데 새로 입단한 단원이 피아노 옆에서 엉엉 울고 있더라고요. 누구나 부모님이나 자녀에 대한 사연이 있잖아요. 작품을 보면서 개인적인 사연을 떠올리는 거죠. 부부나 연인 간의 사랑도 좋지만 그보다 더 진한게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이 아닐까요? 어느 나라, 어디를 가도 와 닿을 수 밖에요."

이번 '심청'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수석무용수 황혜민, 강미선, 김나은의 노련한 무대와 솔리스트 한상이, 홍향기의 데뷔무대로 구성돼 5인 5색의 심청을 선보일 예정이다.

황혜민, 엄재용의 '문라이트 파드되' 장면. 이 2인무는 발레 '심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힌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황혜민, 엄재용의 '문라이트 파드되' 장면. 이 2인무는 발레 '심청'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힌다. /사진제공=유니버설발레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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