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3년 가장 놀라운 일은 피임약의 허락"

"1963년 가장 놀라운 일은 피임약의 허락"

김고금평 기자
2016.06.11 03:10

[따끈따끈 새책] '1963 발칙한 혁명'…자유를 향한 젊은이들의 반란

“우리 세대는 여성이 결혼 전에 독립할 수 있는 첫 세대였습니다.”(맨디 라이스 데이비스·모델 겸 배우) “1963년에 가장 놀라웠던 건 피임약이었죠. 그것 때문에 여자들은 섹스 이후의 걱정거리를 덜 수 있었습니다.”(조니 골드·사업가)

시계추를 반세기 전으로 돌리면 우리가 누리는 지금의 ‘특혜’가 고스란히 재현된다.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자유가 가능했고, ‘충격’과 ‘반전’이라는 놀라운 단어들은 일상어로 존재했다.

1963년의 일이다. 이때 세계는 전후의 번영과 젊은이들의 반항 속에서 극심한 사회 변동을 겪고 있었다. 계급, 돈, 권력의 기반이 흔들리고 사회·종교학적 규범들이 무너졌다. 여성 해방 운동과 시민 평등권 운동이 정치적 위력을 과시한 것도 이때다.

존 F.케네디 미국 대통령의 암살 등 큰 충격의 사건들이 쏟아지는 와중에도 사회 패러다임을 일순간 바꾼 ‘보이지 않는 충격의 손’은 기성세대와 다른 면모를 갖춘 젊은이들의 태도와 철학이었다. ‘보그’ 편집장 다이애나 브릴랜드는 이후 1963년을 ‘젊은이 반란의 해’(the year of the youthquake)라고 명명했다.

이들의 등장과 행동을 이끈 두 주인공은 비틀스와 밥 딜런이었다. 1963년 1월 13일 영국 버밍엄, 영국의 보이 밴드 비틀스가 영국 공영 방송에 첫선을 보였다. 같은 날 밤, 무명의 미국 음악가 밥 딜런은 영국 BBC에서 데뷔했다. 이 시대 젊은이들은 “우리는 비틀스처럼 포효하고 밥 딜런처럼 고민한다”고 외쳤다.

이 책은 1963년을 목격했거나 직·간접적으로 시대 변화를 주도했던 48인의 인터뷰를 다큐멘터리 방식으로 재구성한 증언록이다.

롤링스톤스의 기타리스트 키스 리처드, 불세출의 기타 거장 에릭 클랩튼, 패션 디자이너 메리 퀀트, 헤어 디자이너 비달 사순 등 변화를 주도한 스타들을 비롯해 기자, 매니저, 제작자, 경영자 등 다양한 시각의 참여자들이 이 시대 증언자로 나섰다.

63년 1월부터 10대 청소년들은 기성세대의 문화에 맞서기 위해 악기나 카메라, 붓, 펜, 가위를 집어 들었다. ‘온건’이라는 말로 음반 산업을 옥죄는 공중파에 맞서 아일랜드 무정부주의자는 해적 방송국을 만들었고, 메리 퀀트는 치맛단을 최소 15cm 이상 자른 미니스커트를 모델에게 입히고 무대에 세웠다.

시드니 루멧의 ‘전당포’는 주류 영화로는 처음으로 영화배우의 가슴을 노출함으로써 영화 검열의 기준이었던 ‘헤이스 규약’을 철저히 깨뜨렸다.

20세기 절반까지 이어져 오던 게임의 룰을 바꾼 주인공은 파괴적인 전쟁을 겪은 세대와 전혀 다른 문화 형태를 좇은 젊은 세대였다. 에릭 클랩튼은 “뮤지션이 되기 위한 완벽한 자유가 63년에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요약했다.

“전후 세대인 우리는 전쟁을 직접 겪지 않았어도 끊임없이 전쟁에 짓눌려 있었죠. 자라는 내내 이런 말을 들었거든요. ‘18살이 되면 너는 군대에 갈 거고, 군대에서 죽을 거야.’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죠. 우리 모두 징병의 위협에서 풀려나 새로운 자유와 마주했으니까요.”(키스 리처드)

◇1963 발칙한 혁명=로빈 모건, 아리엘 리브 지음. 김경주 옮김. 예문사 펴냄. 456쪽/1만9800원.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고금평 기자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산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