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여성환경연대 기획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에코페미니스트의 행복혁명"

'페미니즘'은 알겠는데 '에코 페미니즘'은 대체 뭘까. 이 단어에 궁금증이 생기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보자. 여성환경연대가 기획하고 페미니스트들이 함께 쓴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는 심화된 신자유주의 속에서 염증을 느껴 온 사람이라면 누구나 반할만한 새로운 삶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수십 년 동안 인류에게 '행복'이란 '더 많은 것을 소유하고, 더 과시적으로 소비하는 것'으로 정의됐다. 입고 버리는 패스트 패션, 집밥보다는 외식이나 맛집 탐방 등을 사람들은 선호해왔다. 그렇게 더 많은 것을 즐기고 더 가지기 위해 경쟁하는 동안 도시는 잿빛 미세먼지로 가득찼고 불안과 좌절이라는 이름의 유령들이 허공을 떠돌게 됐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사람들은 위에서 정의한 '행복'에 매몰된 삶을 살면서도, 동시에 다른 삶에 대한 꿈도 포기하지 못한다. 물질과 상관없이 행복할 수 있는 삶에 대한 꿈을 '유토피아'를 그리듯 꾼다.
이 책의 저자들은 물질의 양에 비례하지 않는 행복을 정의하기 위해, 그리고 그 행복을 유예하지 않으려면 '혁명'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 혁명은 삶의 좌표를 이동하는 혁명이다. 자연과 인간 모두의 '삶' 능력을 회복하기 위해, 삶의 기준을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책을 함께 쓴 15명의 페미니스트들은 생명·연대·모성·살림이라는 네 가지 주제를 놓고 에코페미니즘의 개념을 소개하고, 그 방법을 제시한다.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 분쟁을 넘어 기후변화에 이르기까지 생태계의 위기가 단순히 자연의 문제가 아니라 남성 중심적인 가부장제적 사유 방식의 문제와 연계돼있다는 생각에서 논의는 출발한다.
에코 페미니즘의 문제의식에 입각해 세월호 사건, 성형, 육아, 귀농, 동성애, 밀양 송전탑, 유전자 조작 식품(GMO), 모성애, 공동체 생활 등 다양한 주제들이 소개된다. 일관성 있는 이론보다는 개별의 사례 속에서 억압에 도전하고 새로운 삶을 모색해보려는 사람들의 시도가 빛나는 책이다.
◇덜 소비하고 더 존재하라=여성환경연대 기획, 강남순 외 지음. 시금치 펴냄. 232쪽/ 1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