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 '소태산 평전'…원불교 교조 박중빈 일대기

종교단체의 지도자는 '교주'로 불리며 극진한 대접을 받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원불교에서는 '교주' 대신 '교조'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종교단체나 종교를 처음 세우거나 이끈 사람을 뜻하는 '교조'라는 호칭에는 소태산 대종사(속명 박중빈·1891∼1943년)의 인간적인 면모가 여실히 담겨 있다.
평생에 걸쳐 소태산의 자료를 모으고 글을 쓴 저자는 종교단체의 우두머리가 아닌 누구보다 인간적이고 인류와 세계를 사랑한 교조 박중빈의 생애를 이번 신간에 담아냈다. 저자는 '소태산 박중빈의 문학세계'(1991년)부터 소설 '소태산 박중빈'(2004년) '원불교의 문학세계'(2012년) 등을 집필하는 등 젊은 시절부터 소태산을 연구해왔다.
책에 따르면 소태산은 종교단체의 우두머리가 아니라 그저 종교단체를 세우고 이끈 사람이다. 권위로 군림하기보다 교인들이 상처받거나 어려워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길을 찾기 위해 고민을 나눴다. 또 종교단체를 만들 당시 교인들의 도움을 무작정 바라기보다 함께 일하고 돈을 벌어 교인들의 생계와 존립을 감당했다.
특히 '부부권리동일' '남녀권리동일' 등을 내세운 점은 시대를 앞서 여성의 권리를 인권 차원에서 진지하게 인식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저자에 따르면 소태산은 교법상 남녀 차별을 용납하지 않았으며 강연 훈련 때도 남녀노소가 똑같이 연단에서 발표하도록 했다.
그의 인간적인 면모는 마음의 문제를 가진 교인의 짐을 덜기 위해 우스갯소리를 하고 금전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모습에서도 드러난다.
저자는 소태산을 미화하기보다 이러한 사례를 통해 어느 시대에나 있을 법한 믿음직한 어른으로 묘사했다. 신화처럼 남아 있는 소태산 관련 비화를 현실적으로 해석하고 분석, 생애 단계별로 읽기 쉽게 정리했다.
◇소태산 평전=이혜화 지음. 북바이북 펴냄. 516쪽/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