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대중예술인 병역특례와 K-컬처의 경제학⑥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순차적 입대를 결정하면서 대중문화예술인의 병역특례 이슈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한국 대중문화가 국제적으로 우뚝 선 만큼 대중예술인의 병역특례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졌다.
하지만 공정한 기준 마련이 어려운 대중문화가 특례 대상이 될 경우 병역제도의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성과를 종합해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대중문화예술인의 대체복무 기준을 설정하는 건 어려운 현실이다.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국제예술경연대회 2위 이상 △국내예술경연대회 1위 등 성적을 거둔 특기자들이 예술요원에 편입되고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아경기 1위 등을 한 선수들이 체육요원에 편입된다. 대상자는 34개월간 대체복무가 허용된다.

구체적으로 예술·체육요원으로 병역특례를 받을 수 있는 경연대회 항목은 총 42가지다. 이 중 국제대회 37개는 유네스코, 세계연맹 등 국제기구나 협회로부터 인정받았다.
반면 대중문화에서는 국제대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BTS가 수상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AMA)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도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음악 시상식일 뿐 국제대회로 인정받은 적 없다.
또 특례 대상 대회 참여자들은 같은 조건에서 동시에 공정하게 겨루지만, 대중문화 시상식은 1년간 실적 등을 기준으로 평가해 상을 준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순수예술에 비해 대중예술인으로서 국위선양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공인할 만한 지표가 마땅치 않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대중예술인에 대한 병역특례 적용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봤다. 다만 '빌보드 메인차트 1위'와 같은 한 가지 조건보다 여러 가지 척도를 통해 성과를 측정한다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어느 하나를 콕 집어서 기준으로 삼기는 어렵다. 국제적 성격이 있는 세계 음원 차트나 시상식 여러 개를 지정해 종합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도 한 가지 공적을 기준으로 정할 경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빌보드 차트의 경우 팬들이 총출동해서 순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1위를 했다는 것보다는 몇 주간 순위에 있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우 윤여정이 (대중문화예술상)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것처럼 국격을 높인 미국 3대 음악상 수상자에게도 훈장을 주고, 그걸 기준으로 삼을 수 있을 것 같다"며 "수상 실적, 차트 기록, 사회 공익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중문화예술상은 분야 최고 권위의 정부 포상이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대중들은 월등한 존재감을 뽐낸 BTS 정도면 병역특례를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기준이 애매하다"며 "기준을 단일화하지 말고 다양하게 둬서, 각각 점수를 부여해 총합을 따져보는 건 고려해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