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번역가는 대개 언어—모국어와 외국어—와 외국에 대한 열정이 넘친다. 자기 인생에서 1, 2년 이상을 써가며 번역 프로젝트에 몰두하는 게 세상의 주목을 받거나 큰 돈을 벌기 위함은 아닐 것이다.
물론 자기 자신을 인정받는 게 아니더라도 자신의 번역 기술이 인정받으면 만족할 것이다. 그들은 번역상과 서평을 통해 바로 이런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인데, 누군가는 이 점을 봤다.
2015년, 부커상 재단이 2년마다 저자 1인의 작품 전체에 시상하는 만부커 인터내셔널 부문을 2016년부터 국제 부커상 소설 번역상으로 개편한다고 발표했다. 번역가들은 이를 자신의 기술이 점점 인정받고 있다는 증표로 받아들였다.
단행본 한 권에 5만 파운드라는 큰 상금은 번역가와 원작자에게 분배된다. 국제 부커상은 지금까지 아홉 권의 책이 수상했으며 그 원작들은 각각 한국어, 히브리어, 폴란드어, 아랍어, 네덜란드어, 프랑스어, 힌디어, 불가리아어, 독일어로 쓰였다.
해당 번역가들은 찬사를 받았고, 그 수상에 힘입어 눈에 띄지 않던 다른 번역가들이 부각되었다. 번역가들은 점차 유명해지고, 책 표지에 이름이 실리고, 출판사들이 찾아오고, 더 나은 계약 조건을 받는다. 국제 부커상은 전세계의 다른 번역상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현실은 실제로 얼마나 발전했을까? 국제 부커상이 문학 번역가의 지위 상승을 예고했어도, 번역 자체에 대한 인정과 이해 또한 이에 걸맞게 심화되었을까? 번역가의 존재감이 더 커지는 사이 번역 자체의 존재감은 축소되는 것은 아닐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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