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장관이 예산을 만들어 주세요"…절박한 K연극

[현장+]"장관이 예산을 만들어 주세요"…절박한 K연극

오진영 기자
2026.06.09 17:0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배우 김수로씨가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배우 김수로씨가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께서 예산을 만들어 주세요. 연극계는 정말 너무 어렵습니다."(연극 제작자 이기영)

9일 오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는 배우 김수로, 박정미 등 연극인이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문체부와 연극계 지원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모인 이들은 회의 시작 전부터 연극 시장의 우려, 산업 악화 등에 대해 활발하게 의견을 나눴다. 가지고 온 자료를 공유하며 필기를 하거나 지원 규모, 내년 국제 행사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는 연극인들도 눈에 띄었다.

문체부는 이날 문화예술정책자문위 연극분과 회의를 열었다. 연극인들의 이야기를 듣고 정책 방안과 예산 수립에 반영하기 위한 자리로, '연극 시장이 침체돼 있다'는 지적에 따라 마련됐다. 공연예술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의 연극 티켓 예매액은 656억원으로 대중음악(2103억원), 뮤지컬(1547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강원도나 제주도 등 지역에서는 예매액 5억원도 달성하지 못했다.

문체부는 이날 회의에서 나온 이야기들을 정책 수립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최휘영 장관은 연극인들과 악수를 나누거나 '적극적으로, 강하게 이야기해달라'고 거듭 강조하며 의견을 적극 수렴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장관은 "예산을 편성하는 부처, 관련 부처 등과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며 연극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며 "장소 대관료, 인력 양성 등 시급한 문제부터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극계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에서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함께 연극계 현황을 파악하고 향후 정책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회의에 참석한 연극인들은 고질병으로 꼽히는 낮은 수요와 열악한 재정 구조 해결을 서둘러달라고 입을 모았다. 영화·뮤지컬 등 규모가 큰 대형 산업에 비해 제작되는 작품도 적고 투자액이 낮아 좋은 작품이 만들어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정미 배우는 "재미있는 작품이 너무 많은데 짧게 공연되고 사라지는 것 자체가 아쉽다"며 "공공 극장에서 상시화되는 등 대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촉구했다.

강한 어조로 우리 연극의 '골든타임'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도 반복됐다. 연극 환경이 악화되다 보니 좋은 연극이 나타나기도 어렵고 해외로 인력·재원이 유출되는 사례도 잇따른다는 목소리다. 배우 출신의 연극 제작자 이기영씨는 "국내 지원이 모자라 일본이나 싱가포르 등 지원을 해 주는 국가로 나갈 수밖에 없다"며 "속된 말로 '죽 쒀서 개 주는' 상황이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K컬처의 인기와 맞물려 해외 진출을 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매년 8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영국 에든버러 축제, 내년 국내에서 열리는 청소년 연극계의 최대 행사 아시테지 총회 등 국제 무대에서 우리 연극을 알릴 기회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김수로 배우는 "몇 차례 에든버러 축제를 다녀오며 현지에서 우리 연극을 알리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최 장관도 회의 내내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김수로 배우의 연극 홍보 공간 마련이나 임대일 한국연극배우협회 이사장의 예술원 칭호 등 의제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논의했다. 적은 내용을 직접 보여주며 사업 진척 현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최 장관은 "정부에서도 순수예술을 도우려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최선을 다해 뛸 테니 언제든 의견을 달라"고 했다.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 현장. /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9일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연극 분과 제3차 회의 현장. / 사진제공 =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오진영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오진영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