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소득세 내는 게 소원인 사람들

[기자수첩]소득세 내는 게 소원인 사람들

이경숙 기자
2007.08.23 10:30

한 시민단체의 간사가 말했다. "우리 단체 올해 목표가 간사 월급 100만원 주는 것이에요." 국내의 대표적 시민단체로 꼽히는 이 곳에선 간사만 40여명이 일한다.

한 사회복지단체 간사가 말했다. "소득세 내는 게 소원이에요. 저도 시민이잖아요." 연봉 1000여만원에 3인 가구. 그는 소득세 면제대상이다. 소득세 경감책이 소용 없다.

어떤 시민단체 간사는 "우리 단체의 제1금기는 사내결혼"이라고 귀띔했다. 가정 유지가 어려우니까. 웃는데 눈물이 나왔다.

정부가 22일 2007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했다. 내년부터 개인 지정기부금 소득공제 한도가 15%로 확대되고 배우자와 자녀가 낸 기부금까지 공제대상에 포함된다고 하니, 기부 인심이 더 좋아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인천 앞바다에 사이다가 떴어도 컵이 없으면 못 마신다. 기부문화가 활성화된다 해도 그 돈을 받을 시민, 사회단체가 부실하면 기부 효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정부가 전담했던 사회투자의 기능이 점차 시민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예컨대 마이크로크레디트기관은 빈곤층의 자활을 지원하고, 사회복지단체와 사회적기업들은 사회서비스를 제공한다. 예전엔 정부가 했을 일이다.

이를 위해 시민사회, 비영리단체(NPO)가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졌다. 어떤 조직이건 실행력, 성장동력은 인재, 시스템에서 나온다. 그런데 둘 다 흔들린다면?

한 마이크로크레디트기관 이사는 "비영리단체에선 한창 일할 나이의 40대 일꾼을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아이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부모가 병약해지면 돈을 더 벌기 위해 직업을 바꾸는 활동가가 많은 탓이다.

그들을 누가 욕하겠는가. 서울시는 올해초부터 저소득층의 자산 형성을 위해 일부 사회복지수혜자들에게 저축액의 1.5배를 매칭펀드 형식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저소득층 자활을 돕는 비영리단체 활동가들이 그 지원을 받아야 할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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