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15' 등 경영계획 궤도 수정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농협의 금융수익 1조4000억원을 농기구 임대사업에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함에 따라 농협이 고민에 빠졌다.
당장 오는 2015년까지 신용부문의 총자산을 350조원으로 키우겠다는 ‘비전 2015’ 계획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농협의 금융수익이 1조4000억원에 달하는데 농민에게 돌려줘야 한다”며 “농가 부채는 대부분 농기구 때문에 생기는 만큼 현재 농민이 갖고 있는 농기구를 농협이 평가해 구입해 주고 장비 임대업을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 직후 농협은 정부 속내를 파악하는 데 여념이 없다. 이 대통령이 농협 수익금을 농민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에 활용하라는 취지인지, 아니면 농협이 농기계 임대사업을 추가로 해 보라는 것인지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없었기 때문이다.
앞서 농림수산식품부의 전신인 농림부는 지난해 농협에 10년의 유예기간을 두고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키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취약한 경제부문의 자립경영 기반 구축을 위해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2%를 웃돌아야 하고, 이를 위해 자본금을 10년간 농협이 자력으로 축적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농협은 매년 수익금에서 8250억원을 10년간 적립키로 했다. 경제사업 부문의 자립도 향상을 위해서다. 정부가 농협 수익금을 통해 농기계 임대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현행 수익금 적립계획의 변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별도로 농협법상 쌓아야 하는 법정 적립금도 있다. 농협법은 농협의 수익금에서 단위조합에 대한 배당금이나 유통활성화 지원, 회원조합 무이자 자금지원 등을 위해 매년 일정비율 적립토록 명시하고 있다. 농협은 이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수익금을 경영계획에 맞춰 각종 투자사업에 쓰고 있다.
한편 농림수산식품부는 농협과 합동으로 농기계 사용실태를 조사한 뒤 다음달까지 농기계 임대활성화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5월말까지 올해 시범사업 실시 대상 지역 160개 조합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