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지금은 낙관론이 필요한 때

[광화문]지금은 낙관론이 필요한 때

권성희 기자
2008.12.05 08:42

 

#2년 밖에 안 됐다. 지난 2006년 11월15일 이백만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 '설화'로 사임한 일 말이다. 이 전 수석은 사임하기 5일 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비싼 값에 지금 집을 샀다가는 낭패를 면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이 논란을 빚어 옷을 벗어야 했다.

 참여정부는 4년 내내 "곧 집값이 안정될 것", "부동산 버블이 곧 꺼질 것"이라고 공언했지만 집값은 급등세를 계속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 홍보수석이 "집 사면 낭패"라고 말하니 반발이 심했다.

 게다가 이 전 수석이 강남에 집이 있다는 사실이 여론을 악화시켰다. 강남에 집 있는 사람이 "집 사면 낭패"라는 글을 썼다는 사실에 민심은 더 들끓었다. 강남 아파트를 사는 과정에서 아무런 불법도, 아무런 절차상 하자도 없었지만 당시 정서는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다.

 불과 2년 남짓 지난 지금, 서울시 강남과 송파, 경기도 분당과 용인 등 이른바 버블 세븐 지역에는 2006년말 고점 대비 가격이 40%가량 떨어진 아파트가 수두룩하다. 지금 와 돌아보면 이 전 수석이 "지금 집 사면 낭패"라고 말한 그 때, 모두가 부동산 불패신화를 신봉했던 그 때가 부동산시장 꼭지였다.

 #최근 인터넷에서 미네르바라는 필명의 경제논객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일찌감치 미국의 투자은행 리먼 브러더스의 몰락과 원/달러 환율 급등을 정확히 예견했다는 점이 그에게 '예언가적 아우라'를 덧입히며 권위를 높여준다. 무엇인가 나쁜 것이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는 듯한 현 상황에서 그의 암울한 비관론은 너무나 신빙성 있게 다가온다.

 이와 더불어 최근엔 3월 위기설까지 증폭되고 있다. 매년 3월말은 일본 기업들의 결산일인데 일본 기업들이 내년 3월 결산일에 앞서 한국에 빌려준 돈을 일시에 회수해가면서 자금 경색이 심화돼 경제가 파탄을 맞을 것이란 시나리오다.

 얼마 전 유행했던 '9월 위기설'보다도 더 근거가 없는 '설'임에도 친한 후배가 진지하게 "내년 3월에 위기가 온다는데 지금이라도 펀드 환매해 반토막이라도 건질까요"라고 물어올 정도로 사람들을 불안에 빠뜨리며 심리를 냉각시킨다.

 이런 심리에선 정부가 어떤 대책을 내놓아도 효과가 없다. 예컨대 부동산대책을 백날 내놓아 봐야 부동산시장이 좋아질 것이란 믿음이 생기지 않는데 부동산을 살 사람이 나타날 리 없고 부동산시장이 활성화될 리 없다.

 #솔직히 지금 정부가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인터넷에 마치 한국 경제를 '저주'하는 듯한 비관론을 퍼뜨리며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사람들, 거기에 동조하는 우리 자신도 잘하고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 나쁜 리더십은 국가를 실패하게 만들지만 국민이 위대하다면 국가가 나락까지 추락하진 않는다.

 모든 것이 좋게 보일 때는 낙관적이 되기 쉽고 모든 것이 나빠 보일 때는 비관적이 되기 쉽다. 지금은 비관적이 되기에 딱 좋을 때다. 비관적으로 말해야 맞는 것처럼 보이는 때다.

하지만 2년 전을 생각해보자. 부동산시장이 꼭지였을 때 말이다. 그 때는 너나없이 부동산에 뛰어드는 가운데 "집 사면 낭패"라는 말에 반발심만 생겼지만 그럴 것이 아니라 오히려 좀더 신중해야 했고 좀더 비관적이 되려 노력해야 했다.

반면 지금은 조금 이를지는 몰라도 좀더 낙관적이 되려 노력해야 할 때다. 비관론에 빠지기 쉽기에 최소한 비관론에 치우치지 않고 좀더 균형된 시각을 갖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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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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