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책회의 행정소송 제기…졸속 폐지 과정 의혹 제기
'한국형 경영학 석사(MBA)'로 불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MBA과정 폐지가 소송으로 비화됐다.
KDI 국제정책대학원 학생들과 졸업생으로 구성된 'KDI MBA 과정 폐지 대책회의'는 서울행정법원에 3개의 경영학 석사과정(MBA) 폐지의 무효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고 19일 밝혔다.
대책회의는 소장을 통해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소관사항도 아닌 사항을 결정했다"며 "유예시간 없이 10일만에 폐지가 결정된 점이나 학교 구성원에 대한 의견 수렴 없이 폐지된 점 등은 교육의 자율성과 전문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KDI MBA 과정은 사회과학연구네트워크(SSRN)가 발표한 국내 경영대학원 순위에서 2007년과 2008년 2연 연속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명성이 높다. 기업인, 언론인, 고위공무원 등 국내의 다양한 직업군은 물론 프랑스, 중국, 인도네시아 등 세계 여러 나라의 공무원들이 수업을 듣고 있다.
대책회의는 "경사연측의 졸속 폐지 결정으로 재학생과 졸업생들이 큰 피해를 입고 있다"며 "백년지대계라 할 수 있는 교육과정을 며칠만에 폐지한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지난 7월24일 경사연은 임시이사회에서 'KDI 국제정책대학원 선진화 방안'을 의결, MBA 과정을 2010년부터 폐쇄키로 확정했다.
대책회의측은 폐지 결정이 교수들의 골프와 무단결근 등 부적절한 행태가 여론의 질타를 받은 뒤 나온 만큼 폐지 결정 과정이 석연찮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4월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15명은 2005~2008년 골프와 해외여행 목적으로 186일 무단결근했고 전 대학원장은 2002~2007년 KDI 원장의 결제없이 연봉을 인상했다.
국정감사에서도 KDI MBA 폐지가 이슈였다. 박선숙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경사연 국정감사에서 "그동안 실적이 좋았던 MBA과정 폐지가 사전 유예기간 없이 문제제기 10일만에 졸속으로 결정됐다"며 "폐지안을 누가 언제 결정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조문환 한나라당 의원 역시 "많은 외국인이 입학해 있는 만큼 MBA 과정이 폐지되면 국가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MBA 과정 폐지를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